덜쓰고 적금깨고 빚낸 가계 은행빚 최고...주식에 32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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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쓰고 적금깨고 빚낸 가계 은행빚 최고...주식에 32조 투자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1.0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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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맨채 빚을 내면서까지 주식투자를 사상 최대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r 가계가 은행 등에서 빌린 차입금은 52조 6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로 불어났다.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도 2333조 1000억원으로 88조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경제 부문별 자금운용과 조달 차액. 사진=한국은행
국내 경제 부문별 자금운용과 조달 차액. 사진=한국은행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분기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가계 부문(개인사업자·비영리단체 포함)의 처분가능소득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에 따른 이전소득 영향으로 1년 전보다 3.2% 늘었다.

3분기 가계의 금융기관 차입규모는 52조6454억 원으로 2009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의 장기저축성 예금에서  14조3706억 원이 줄었다.  2분기 감소액(7조3298억원)의 2배에 이른다.

이처럼 가계는 덜 쓰고 예적금을 깨고 빚을 내 끌어모은 돈으로 주식과 주택을 구입했다.

국내 주식 투자는 분기 사상 최대규모인 23조3328억 원이었다. 해외주식에도 8조2608억 원을 투자했다. 이를 더한 가계의 3분기 국내외 주식투자 규모는 31조5936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동학개미'와 '서학개미'의 진격이란 말이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의 차입은 주택관련 자금과 주식투자자금, 불확실성에 따른 생계자금 수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는데, 올 들어 주식투자 운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본다면  주식 자금 수요도 분명히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가계의 여윳돈으로 볼 수 있는 순자금운용 규모(운용-조달)는 3분기 30조7000억 원으로 1년 전(16조6000억 원)의 근 두 배로 불어났다. 이는 예금과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굴리는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돈이다. 운용자금이 조달자금보다 많으면 '순자금운용', 그 반대이면 '순자금조달'라고 한다. 보통 자금을 공급하는 가계는 순자금 운용, 돈을 빌리는 기업은 순자금 조달 주체로 여긴다.

이는 주식투자 등 자금운용액이 1년 전 40조6000억 원에서 83조800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난 데 힘입은 것이다. 금융기관 차입 등 자금조달액은 1년 전 23조 4000억 원에서 53조2000억 원으로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 차입 규모가 늘어난 것은 주로 주택 관련 자금과 주식투자 자금, 불확실성에 따른 생계자금 수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부 주택거래량 증가에 따른 주택구입자금에 사용된 부분이 분명히 있고, 주식투자를 위한 자금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말 현재 가계의 순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석달 사이 88조2000억 원 증가한 2333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금융자산의 금융부채에 대한 비율은 2.17배로 2분기 말(2.16배)보다 상승했다. 2018년 1분기(2.1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기업(비금융법인)의 지난해 3분기 금융기관 차입액은 42조2000억 원으로 1년 새 26조7000억 원이나 늘었다.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에 순자금조달 규모는 14조9000억 원으로 1년 전(17조8000억 원)보다 줄었다.

정부의 여유자금은 줄었다. 정부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8조8000억 원으로 7조6000억 원 감소했다. 1년 전 16조 4000억 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납부를 유예한 세금이 들어오는 등 벌어들인 돈은 늘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위한 국채 발행 등에 따른 지출이 더 크게 증가한 탓이 크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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