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고용시장, 코로나19에 넉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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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고용시장, 코로나19에 넉다운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1.01.1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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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만 일자리 6만3000개 사라져

영하권의 날씨로 캐나다가 꽁꽁 얼어붙었다. 얼어붙은 것은 또 있다. 바로 캐나다 고용시장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에 따른 경제봉쇄조치의 여파다.  12월에만 6만3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 때문에 캐나다 경제회복은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캐나다의 한 제과점에 폐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캐나디언프레스/CBC
코로나19 확산으로 캐나다의 한 제과점에 폐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캐나디언프레스/CBC

캐나다통계청은 지난 8일(현지시각) 지난해 12월 일자리 약 6만3000개가 줄었다고 발표했다.월별로 일자리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실업률도 전달 8.5%에서 8.6%로 올라갔다.

코로나19 탓임은 두 말이 필요없다.캐나다 경제매체 파이낸셜포스트(Financial Post)는 12월 일자리 감소를 캐나다 경제는 물론 전세계에서 요동친 한 해를 끝낸 것이라고 8일 평가했다.

캐나다의 실업률도 한 해 동은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코로나19 발생이전인 1월에는 5.5%였으나 4월에 13%에 이르고 5월에는 13.7%로 급등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6월에는 12.7%, 7월 10.9%, 8월 10.2%로 내려갔고 9월에는 9%, 10월에는 8.9%로 내렸다가 11월에는 8.5%로 뚝 떨어졌다.

12월 수치는 하락한 것은 분명하지만 5%대를 보인 코로나 19 이전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  

실업자도 많이 발생했다. 4월까지 약 400만 명의 실업자가 생겼다. 해가 바뀌어도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63만6000개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지난해 하반기 일자리 회복이 더뎌진 것은 순전히 코로나19의 재발 탓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5월부터 9월까지 다섯 달 동안 고용은 월평균  2.7% 증가했는데 10월에는 0.5%로 낮아지더니 11월과 12월에는 0.3%로 둔화됐다.

업종별로 보면 일자리 사정은 대단히 심각하다.접객과 음식 서비스 산업이 코로나19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았다. 1년 전과 비교해 12월 일자리는 33만2300개가 적었다. 서비스업종 전체로는 2019년 12월과 비교해 총 52만84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실제 고용시장 사정은 이보다 더 어렵다. 이번 통계는 12월6일에서 일주일간의 고용시장 상황만 반영할 뿐 그 이후 각 주정부가 취한 경제봉쇄조치에 따른 시장 변화는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캐나다 투자은행인 CIBC(캐나디언 뱅크 오브 카머스)의 로이스 멘데스(Royce Mendes)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12월에 캐나다 노동시장에 급제동이 걸리는 것은 물론 유턴했다"면서 "사라진 일자리 숫자는 염려한 것보다 많고 조사 시기가 월초이고 코로나19 진전 상황을 감안하면 1월에 또 일자리 감소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1월 통계는 12월보다 더 나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고용시장의 하향 추세는 이달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정부는 물론 연방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보건 조치를 취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입국자 코로나19 검사 의무화에 따른 예약취소 등으로 캐나다 캘거리의 항공사인 웨스트제트가 정규직원 1000명 일시해고,무급휴직, 근로시간 단축 등을 발표했다. 웨스트제트 체크인 카운트 모습. 사진=CBC
입국자 코로나19 검사 의무화에 따른 예약취소 등으로 캐나다 캘거리의 항공사인 웨스트제트가 정규직원 1000명 일시해고,무급휴직, 근로시간 단축 등을 발표했다. 웨스트제트 체크인 카운트 모습. 사진=CBC

퀘벡주만 해도 통행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앨버타주의 남부도시 캘거리의 항공사인 퍼스트제트는 연방정부의 여행제한조치와 권고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13개 노선을 일시 중지하고 1000명의 정규 직원을 일시해고 무급휴가, 근로시간 단축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캐나다 입국자는 누구나 코로나19 테스트를 받도록 의무화했고 항공사들은 여행 취소 사태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선임 캐나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달에 고용이 10만 명 더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캐나다 경제에 일자리 감소외에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이라는 더 오래가는 상흔을 남겼다. 쉽게 말해 일하는 사람이 줄었다는 뜻이다.  캐나다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12월 64.9%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일자리를 구하려다 지친 청년층이 구직활동을 포기하거나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자녀들이 집에 있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둔 근로여성이 증가한 탓이라고 캐나다통계청은 밝혔다.  

일하는 사람이 줄면, 경제활동에 따른 부가가치 창출이되지 않는 만큼 캐나다 경제규모가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보통 큰 문제가 아니다.

CBC에 따르면, 캐나다상공회의소의 리 노드 (Leah Nord)인력전략과 성장 담당 선임국장은 "우리가 11월까지 본 고용증가 추세는 조만간 다시 돌아올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드 국장은 "장기 실업자 증가와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은 캐나다 경제에 긴 금리자를 드릴 울 것"이라고 말했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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