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시대 '빚투' 경고 나선 이주열 한은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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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000시대 '빚투' 경고 나선 이주열 한은 총재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1.16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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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빚내서 투자)로 투자할 경우 가격 조정에 따라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개 15일 인터넷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코스피 급등에 따른 후폭풍을 경계해야 한다며 한 말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는 새해 벽두부터 코스피 지수가 3000을 훌쩍 넘어서면서 훨훨 날았지만 코로나19와 지정학 리스크 발생 등으로 급락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5일 전날에 비해 2.03% 내린 3085.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 8일 3152.18, 11일 장중 3200선을 돌파했다가 하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0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 8000억 원으로, 2019년 말보다 100조 5000억원 늘었다. 2004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증가액이다. 부동산 ‘영끌 대출’(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에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까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이날 인터넷 담회에서 "최근 주가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대단히 빠르다"면서 "'빚투(빚내서 투자)'로 투자할 경우 가격 조정에 따라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직설로 경고했다. 

이 총재는 "최근 코스피 급등을 버블(거품)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주가동향과 지표를 봤을 때 최근의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대단히 빠르다는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너무 과속하게 되면 작은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와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리스크의 발생,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의 차질 등 충격이 발생하면 얼마든지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과도한 레버리지(차입)에 기반을 둔 투자 확대는 가격 조정이 있을 경우 투자자가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0일 "실물과 금융시장의 동행성이 약화한 상태라면 앞으로 어떤 부정적 충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고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무엇보다 기업실적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본인의 투자여력 범위 내에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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