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들, 코로나19 사태로 직장 자주 바꾸거나 찾아헤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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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인들, 코로나19 사태로 직장 자주 바꾸거나 찾아헤맬 것"
  • 에스델 리 기자
  • 승인 2021.01.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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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소멸과 창출 동시 진행, 실업률 큰 변화 없어

올해 캐나다 시장에서는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일자리가 창출되겠지만 경제 성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과 팬데믹 상황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안도감이 얼마나 확산되느냐에 달려있다는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새로운 직종이 생겨나 전체 실업률 변화는 크지 않더라도 캐나다인들은 자주 일자리를 옮기거나 바꿔야 하는 'Churn and Burn'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지난해 12월 캐나다의 실업률은 8.8%로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 5월 13.7%에서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닥치기 전, 캐나다의 실업률은 5.6%였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시 중심가의 '베이스트리트' 고층 은행 빌딩.사진=CTV뉴스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시 중심가의 '베이스트리트' 고층 은행 빌딩.사진=CTV뉴스

■전문가 "실업률 10% 이하 '상당한 성과'"

캐나다 CTV 채널에 따르면, 콩코르디아대학교(Concordia University) 모쉬 랜더(Moshe Lander) 교수는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난해는 생각한 것만큼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고 평가하면서 특히 실업률을 10% 이하로 유지한 것은 상당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첫 번째 봉쇄조치(lock-down) 이후 캐나다에서는 3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250만 명은 근무시간이 줄어 수입이 감소했다. 이후 12월까지 고용사정은 완만하면서도 꾸준한 회복세를 보였으나 결과적으로 지난해 한 해 캐나다에서는 6만3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특히 여행, 관광, 숙박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웨스트젯(Westjet) 항공사는 이미 지난 주에 인력감축과 항공편 축소를 공식 발표했고 캐나다 국영 에어캐나다(Air Canada) 역시 직원 1700명 감축을 예고햇다. 

칼튼대학교(Carleton University)의 이언 리(Ian Lee) 교수는 여행, 관광, 숙박업계 이외의 분야, 특히 교육과 공공서비스 등은 재택근무가 도입되면서 대규모 감원 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리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경기는 노동인구의 90%는 괜찮고, 나머지 10%만 심각한 타격을 받는 양상인 만큼  모든 사람이 고통을 당한 과거의 불경기나 대공황과는 사뭇 다르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시장의 'churn and burn' 현상 지속될 것"

콩코르디아 대학교의 모쉬 랜더 교수는 기존 직종이 급속히 사라짐과 동시에 새로운 직종이 등장할 것인 만큼 전체 실업률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겠지만 이제 캐나다인들은 기회를 찾아 자주 일자리를 옮기거나 바꿔야 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를 'churn and burn' 현상으로 규정했다.

이 용어는 노조의 세력이 강력할 때 비조합원을 대량 고용함으로써 노조원의 이탈을 유발, 결국 노조를 해산시키는 반노조 기업의 술책을 이른다. 랜더 교수는 2020년부터 나타난, 옛 직종이 사라지고 새로 생겨난 직종이 이를 대신하는 경향을 'churn and burn' 이라 칭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대량 보급되더라도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죽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랜더 교수는 예고 없는 충격 탓에 경제의 흐름이 전혀 기대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추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며 특히 대형매장을 가진 소매업계의 경우, 점원들을 고용해 매장에서 직접 매출을 올리는 형태보다 온라인 주문과 로봇을 활용한 물류처리-배달 등 아마존식 모델을 따르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덧붙였다.

입국자 코로나19 검사 의무화에 따른 예약취소 등으로 캐나다 캘거리의 항공사인 웨스트제트가 정규직원 1000명 일시해고,무급휴직, 근로시간 단축 등을 발표했다. 웨스트제트 체크인 카운트 모습. 사진=CBC
입국자 코로나19 검사 의무화에 따른 예약취소 등으로 캐나다 캘거리의 항공사인 웨스트제트가 정규직원 1000명 일시해고,무급휴직, 근로시간 단축 등을 발표했다. 웨스트제트 체크인 카운트 모습. 사진=CBC

■초토화된 항공업계, 기존고용 수준 회복에 3~5년 걸릴 것

퀘벡 주와 온타리오 주가 전 주민을 대상으로 야간 통행금지 또는 외출 제한조치를 발동함에 따라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상점들이 문을 닫았고 소비활동 또한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11월 CIBC은행은 캐나다인들의 가계저축이 예년에 비해 900억 달러(한화 약 81조 원)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칼튼대학교의 이언 리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봉쇄조치가 해제되고 소비활동이 살아나면 소매업과 요식업 등이 첫 수혜를 입을 것이며 코로나 사태를 버티지 못하고 문 닫은 업소를 대신하려고 식당과 바가 폭발적으로 들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한 교외지역 거주자는 운행중지된 버스노선 등이 살아나지 않는 한 자동차를 구입할 수밖에 없으므로 자동차 업계도 호황을 누릴 것으로 진단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도 경제 정상화로 얻는 이득도 가장 크겠지만 단기간에 모든 손실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초토화에 가까운 타격을 입은 탓에 단기로는 20~30%의 성장률을 보이더라도 고용률을 기존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하는 데는 적어도 3~5년이 걸릴 것으로 단언했다.

리 교수는 물류산업, 주택 수리·증개축 분야, 그리고 심리·물리치료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 백신이 대량 보급되면 경제가 회복되리라는 전망에 대해 리 교수는 COVID-19가 사라진다 해도 이미 그 변종이 등장했는데, 과연 백신이 효력을 발휘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2021년 올해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몬트리올(캐나다)=에스델 리 기자 esdelkh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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