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한 달 만에 1100원대 진입... 안전자산 선호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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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한 달 만에 1100원대 진입... 안전자산 선호 탓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1.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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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한 달 만에 1100원대에 들어섰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심리가 확산하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0.89까지 올랐다. 조 바이든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이 다가온 가운데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독일·이탈리아 등의 정치불안도 영향을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현 수준이 유지되겠지만 1200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화 지수 추이.사진=한국투자증권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화 지수 추이.사진=한국투자증권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말에 비해 0.41%(4.5원) 오른 1103.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23일 1107.9원 이후 최고치다. 장중에는 1107.5원까지 올라 지난해 12월24일 장중 기록한 1107.5원 이래 가장 높았다.

1105.5원에서 출발한 원·달러는 환율은 장중 1102.5원까지 떨어졌다가 상승 마감했다.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 기초여건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이전보다 늘어났다. 특히 지난 6~1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96만 5000건으로 지난해 8월 넷째 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다우존스의 시장 전망치 80만 건보다 16만 건 이상 넘어선 것이다. 증가도  18만 1000건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지난해 3월 말 이후 가장 컸다.

한국투자증권의 김대준 연구원은 "달러 강세를 자극하는 것은 불안심리"라면서 "우려가 되는 것은 이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축소인 테이퍼링과 트럼프의 탄핵을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이는 고스란이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하며 달러 선호를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이태리와 독일, 어수선한 바이든 취임 분위기 등 세계 정치권 불안과 함께 글로벌 증시 고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미국 국채와 달러가 동반 강세를 보이며 안전자산 선호심리도 확산하고 있다" 설명했다.

이 딜러는 원·달러가 1월 중 1120원까진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주가가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33%(71.97포인트) 하락한 3013.93에 거래를 마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영향으로 이날 환율이 상승했다"면서 "주가 지수가 2% 이상 빠진 점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환율은 1100원 내외에서 소폭 등락할 것으로 예상 된다"면서 "환율에 영향을 줄만한 큰 요인들이 현재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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