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고비용 수소경제 실현 쉽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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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고비용 수소경제 실현 쉽잖다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1.2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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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소연료가 거론되고 있지만 고비용, 저효율 탓에 에너지 전환은 현재 걸음마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진 기업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단체인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는  2030년 수소시장이 1500억 달러에 이르고 2950년에는 수소가 총 에너지 수요의 18%를 차지할 것이라며 수소연료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또 에어버스가 자사 비행기 연료를 수소로 대체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고 한국의 SK글로벌은 미국 수소연료전지 생산업체인 플러그파워에 최근 15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대기업들이 수소 연료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다.

수소위원회 참여 기업들. 사진=수소위원회
수소위원회 참여 기업들. 사진=수소위원회

네이션오브체인지는 19일(현지시각)  석유가스산업계가 메탄(천연가스)에서 파생된 수소로써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 차질을 빚게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네이션오브체인지는 오늘날 생산하는 대부분의 수소는 화석 연료인 메탄과 석탄에서 생산하고 있고 전기에 비해 비효울적이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수소경제의 실현은 요원하다고 질타했다.  

현재 생산 중인 거의 모든 수소는 천연가스(메탄)를 원료로 사용한다. 비재생 에너지를 원료로 수소를 생산한다는 의미다. 수증기 변성법을 이용해 메탄을 수소와 이산화탄소로 분해하면  '회색(gray) 수소'가 된다.

수소 생산중에 발생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하에 저장한다면 '청색(blue) 수소'가 된다.  

한화솔류션과 강원도, 한국가스기술공사가 추진하는 수소 생산 단지 실증사업.사진=한화솔루션
한화솔류션과 강원도, 한국가스기술공사가 추진하는 수소 생산 단지 실증사업.사진=한화솔루션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녹색(green) 수소'다.  녹색 수소는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수소의 1% 미만을 차지한다. 현재 쓰이는 수소의 99% 이상이 화석 연료에서 나오는 셈이다.

석유·가스, 자동차, 산업 터빈 회사와 국가들이 추진 중인 수소 개발 사업의 대부분은 탄소 제로를 위해 수소가 활용돼야 한다면서도 사용하는 수소 대부분이 화석 연료에서 파생한 회색수소와 청색수소다.  

반면, 녹색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연료전지는 탈탄소를 완전히 달성할 수 있다. 연료전지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수소를 사용하며, 모터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다. 녹색 수소는 화석 연료의 기후 악화 없이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으며 장거리 운송, 항공과 철강 생산과 같은 일부 산업 응용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쉘 등 메이저 석유회사들은 모두 그린 수소를 기업 웹사이트나 소셜 미디어에서 홍보하지만 그린 수소의 사용은 수십 년 늦어질 공산이 크다. 

우선, 녹색 수소를 재생 에너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재생 에너지가 필요하다. 영국 독립기관인 기후변화의원회에 따르면, 영국이 모든 가스 보일러를 녹색 수소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현재 해상 풍력 발전용량의 30배가 필요하다.

둘째, 천연가스가 재생에너지가 경쟁력을 가질 미래의 어느 시점까지 쓰일 '가교원료'라는 개념은 근거를 잃었다. 이미 재생에너지는 천연가스보다 싼 곳이 적지 않다. 천연가스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더러운 연료'라는 사실이 밝혀져 가스업계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석유가스 업계는 자기 성공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가스를 다량으로 생산하면서 엄청난 돈을 잃은 데다 다량 생산하는 메탄은 발전과 난방연료로 쓰이지만 재생에너지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미국은 기후변화를 이유로 신축건물에 메탄을 난방과 취사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게다가 전기 배터리는 찬반 논란이 있지만 아직은 수소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 녹색 수소가 광범위하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더 저렴하게 생산해야 한다.

기술상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수소를 운반하기 위해 기존 가스관을 사용하면 구조를 손상시키고 관을 파괴할 가능성이 높다.  수소는 천연가스에 비해 더 작은 분자여서 현재 가스관에서 자연 유출되는 메탄에 비해 3배나 많은 양이 누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태양열과 풍력 에너지 자체가 수소를 대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수소개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박준환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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