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에 미국 경제 74년 만에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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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격탄에 미국 경제 74년 만에 최악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1.2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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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성장률 -3.5%, 올해 최고 5% 예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미국 경제가 74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3.5%에 그쳤더. 올해는 최고 5%가 점쳐지는 등 'V'자형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8일(현지시각)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구촌을 강타한 지난 2007∼200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연간 성장률이자, 2차 세계대전 직후인 지난 194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분기별 성장률 추이. 사진=CNBC
미국 분기별 성장률 추이. 사진=CNBC

미국 경제는 지난해 1분기 -5.0%에 이어 코로나19 대유행 피해가 가장 극심한 2분기 -31.4%로 사상 최악의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후 3분기에는 역대 최대폭인 33.4% 성장했다. 그러나 추운 날씨 속에 코로나19가 더 강한 기세로 재확산하면서 고용과 소비 회복이 둔화한 탓에 4분기 성장률은 다우존스가 조사한 전문가 전망치(4.3%)를 밑돈 4%에 그쳤다. 연율로 환산하지 않으면 1% 성장에 불과하면서 전체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CNBC는 이에 대해 "소비지출과 민간투자 증가가 성장을 이끌었지만 정부 지출 감소가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면서도 "코로나 팬데믹과 미국이 몇 세대 동안 목격하지 못한 난제들을 제시해지만 미국 경제는 꽤 좋은 모습으로 2020년을 마쳤다"고 호평했다. 

미국 경제활동의 68%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4분기에 2.5% 증가했고 총민간투자는 25.3% 증가한 반면, 정부 지출과 투자는 1.2% 줄었다. 수출은 22% 늘어난 반면, 수입은 29.5% 증가했다.

코로나19 초기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5월 미 의회예산국(CBO)은 연간 GDP가 5.6% 감소하고 오는 2022년까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비교해봐도 이런 평가는 상당한 설득력을 얻는다. 

미 정부와  의회가 3조 달러 규모의 재정 부양을 일으키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과감한 제로금리 인하와 각종 통화 완화 정책으로 예상보다 빠른 경제 회복을 지원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미국 경제는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치가 낮아 생기는 기술적 반등 효과에다 미국의 재정부양책이 합쳐진다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 경제가 5.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고,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 설문 결과 4.3% 성장을 예상했다.

미국 경제의 빠른 성장은 코로나19 백신의 보급 속도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백신이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접종되면 이르면 2분기부터 소비자들이 외식, 여행, 스포츠 관람을 재개해 지출을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것은 일자리 증가, 소비자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WSJ은 올해 미국에서는 5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늘어나 1946년(430만개 증가)을 넘어 가장 큰 폭의 고용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지난해 말 의회를 통과한 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약한 1조9000억 달러의 추가부양안이 집행된다면 경기 회복 속도는 더욱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PNC금융의 거스 포셔(Gus Fauche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소비자들이 좀더 신중해지고 주요 주들이 경제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만큼 1분기 성장은 연율 1%를 밑도는 매우 약한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렇지만 올해 나머지 기간 동안 성장은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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