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씨티은행의 보고서 한 장에 구리값이 3일 반등했다. 세계 최대 구리소비국인 중국의 설을 앞두고 수요가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씨티가 하반기에 구리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하자 가격이 상승으로 돌아선 것이다.
3일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3월 인도분 구리가격은 전날(파운드당 3.5245달러)에 비해 오른 3.548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낮 12시에 전날에 비해 1.1% 오른 파운드당 3.5635달러(t당 7856.21달러)까지 올랐다.
통상 중국 음력 설 연휴 기간에는 공장휴무로 수요가 감소하는 만큼 가격도 내려가는 게 보통이다. 올해 중국 음력설 연휴는 11~17일이다.
게다가 중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발에 따른 경제활동 중단으로 공장 생산과 서비스업 활동이 몇 달 사이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올해 후반기 구리가격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외의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 소비재 판매 증가는 구리 소비를 활성화시켜 올해 말 공급부족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령으로 많은 소비자들은 이전에는 휴일과 식당,여가 활동 등에 돈을 썼지만 지금은 가전제품과 내구재를 사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지속될 것으로 로이터는 내다봤다.
씨티은행 올리버 뉴젠트 (Oliver Nugent)는 분석가는 로이터에 "코로나19가 집수리와 신규주택 수요를 견인함에 따라 건설과 가전제품, 자동차 부문에서 선진시장 금속소비에서 명백한 성장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뉴젠트 분석가는 구리시장은 하반기에 공급부족으로 전환하겠지만 연간으로는 약간의 공급 과잉을 예상했다. 2022년과 2023년 공급부족이 뒤이을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뉴젠트 분석가는 "올해 시장은 지난 수십년 동안 한 것과 달리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수요를 더 주목할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얘기하는 것은 미국에서 주택건설이 개시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세계 구리 소비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데 이 소비의 많은 부분은 해외로 수출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소비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수출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45%, 35% 증가했다. 중국의 냉장고, 냉동고, 세탁기 생산은 같은 기간 각각 15%, 36%, 11% 늘었다.
BoA증권의 마이컬 위드머(MichaeL Widmer) 부석가는 "가전제품 제조는 중국의 구리수요에 상당한 기여를 한다"면서 "지난해 10~12월 기간 에어컨, 전자제품과 소비제품은 중국의 구리 수요 중 3분의 1미만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위드머 분석가는 올해 세계 구리 소비량은 2476만t으로 지난해보다 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에는 전년에 비해 1.3% 감소했다. 그는 특히 유럽의 소비는 310만t으로 지난해에 비해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