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화나(대마초) 제2의 게임스톱?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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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화나(대마초) 제2의 게임스톱? "글쎄요"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2.1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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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규제완화·레딧 양날개 달고 비상...월가 애널리스트는 냉담

마리화나(대마초) 업종이 훨훨 날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오르기 시작한 마리화나 주가가 올들어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마초 규제를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에 최근 시장의 주요 축으로 등장한 '레딧'을 중심으로 한 개미 투자자들이 더해져 상승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틸레이, 캐노피 그로스, 오로라 카나비스, 아프리아, 크로노스 그룹 등 캐나다의 대마초 기업이 '제2의 게임스톱' 이 될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리화나.사진=주르날드몽레알
마리화나.사진=주르날드몽레알

■마리화나 종목 주가 상승,일등공신은 레딧

13일(현지시각) CNBC 등에 따르면, 캐나다의 마리화나 재배 기업들의 주가가 지난 10일 폭등했다가 바로 다음날 폭락했다. 

10일 주가 상승으로 틸레이 주가는 올들어 670% 넘게 폭등했고, 캐노피는 110% 이상 뛰었다. 아프리아도 280% 폭등했고, 오로라도 120% 넘게 급등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이들 종목 주가는 급락했다. 틸레이는 10일 50% 급등한 이후 11일 49.7% 폭락했다. 아플리아는 약 36% 하락했고 오로라는 23.5% 내렸다. 캐노피는 22% 떨어졌다.

최근 대마초 업종 상승세에는 게임스톱,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 노키아 등의 주가를 끌어올린 미국 주식정보 공유 사이트 레딧 공이 크다고 CNBC는 전했다.  레딧의 '월스트리트벳츠' 채팅창과 소셜미디어 포럼 다수에서 개미 투자자들이 대마초 종목 상승세를 전망한 이후 개미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이에 따라 주가가 뛰고 있는 것이다. 

한 레딧 사용자는 "틸레이와 아프리아를 지난달 5일 매수하기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50만 달러 넘게 평가익을 거뒀다"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사용자는 "대마초 덕분에 백만 장자가 될 것 같다"고 글을 올리자 10만7000개의 '좋아요'가 붙었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파블로 주아닉 애널리스트는 "캐나다 대마초 업체들의 주가 상승세는 개미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면서 "(무료 주식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와 레딧이 기름을 붓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 컨설팅 업체 '넥서스 스트래터지'의팀 웰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대마초 업종 상승세는 기성 체제에 대항하는 월스트리트벳츠, 레딧의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면서 "개인의 자유와 혁명을 상징하는 역사상 증폭효과가 가장 큰 것은 대마초 만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일부 주 합법화 계획

대마초 종목 주가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 날개를 달았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이는 백악관과 상하 양원을 모두 접수한 민주당은 연방 차원에서 오락용 대마초를 합법화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다 일부 주는 지난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른 마리화나 합법화 투표를 했는데 찬성표가 압도했기 때문이다. 

'마약의 관문'이라는 전문가와 사법당국의 비판이 높지만 이미 미국 사회에서 널리 퍼진 대마초를 지금처럼 계속 불법화해 범죄자를 양산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또 대마초를 갖고 있다 적발돼도 백인은 대개 풀려나지만 유색인종은 기소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인종차별' 문제까지 겹쳐 있어 바이든 행정부는 아예 대마초 합법화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다.

마리화나 합법주 현황. 사진=위키피디아
마리화나 합법주 현황. 사진=위키피디아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3일(이하 현지시간) 일부 주에서 대선과 함께 한 마리화나 합법화 여부를 묻는 투표를 벌인 결과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왔다. 

CNN방송에 따르면, 리조나주, 몬타나주, 뉴저지주, 사우스다코타주 등 4개 주에서 마리화나 합법화에 찬성했다. 이로써 미국내에서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주는 총 15개 주로 늘어났다.
이번 합법화 조치로 수년 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애리조나주와 뉴저지주가 꼽힌다.

미국내 23개주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 최대 마리화나 유통업체 큐라리프와 경쟁업체인 스코츠 미라클 그로(SMG)가 두 곳에서 마리화나 합법화가 이뤄질 가능성을 진작부터 예견하고 공급량 확대를 위한 집중적인 투자를 벌여왔기 때문이다.

마리화나 업계는 뉴저지주를 주목하고 있다. 뉴저지주가 북쪽으로는 뉴욕주, 서쪽으로는 필라델피아주와 면하고 있는데 뉴저지주에서 마리화나 유통이 합법화된 이상 머지않아 이웃한 뉴욕주와 필라델피아주에서도 마리화나 합법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냉담한 반응, 매수 추천 거의 안해

대마초 업종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주식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단히 짜다. 특히 매수 추천을 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틸레이의 경우 담당 애널리스트 14명 가운데 2명만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캐노피도 애널리스트 20명 중에 매수를 추천한 이는 단 2명에 불과하다.  아프리아는 애널리스트 11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7명이 매수를 추천해서 대조를 이뤘다. 

자산운용회사 캐너코드 제뉴어티(Canaccord Genuity)의 맷 바톰리(Matt Botomley) 분석가는10일 캐노피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내 대마초 합법화 전망을 감안할 때 주가가 지나치게 상승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바톰리 분석가는 CNBC에 "조속한 시일 이내 미국 연방 차원의 대마초 합법화를 예견할 수 없으며 캐노피의 최근 주가 고평가에 상응하는 펀더멘털  상승이 없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부화뇌동해 추격 매수에 나서서는 안 된다. 옥석을 가려내는 선구안이 필요하다. 틸레이의 브렌던 케니디(Brendan Kennedy) CEO도 CNBC에 "과거 공매도 투자자들이 극심하게 쥐어짜일 때 우리 주식 매매중단에 대한 문의를 나스닥으로부터 하루에 다섯 번 전화를 받았다"면서 "제가 할 조언이라면 주식은 회사가 아니요 회사도 주식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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