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과 전기차 소재로 쓰이는 주석 가격이 질주하고 있다. 지난 19일 1톤(t)에 3만 달러를 목전에 두는 수준까지 올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공급경색과 재택근무 증가로 가전제품 수요 증가, 중국의 재고 확충이 맞물린 탓이다. 지난해 12월17일 2만 달러를 넘어선 뒤 불과 두달 만에 50%가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경기회복이 가속화할 경우 가격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은 19일(현지시각) 가전제품과 전기차에 쓰이는 주석은 올들어 24% 오르면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주석은 전자 산업에서 부품을 납땜으로 연결하는 소재인 솔더(solder) 재료인데 이런 용도가 수요의 근 절반을 차지한다. 그다음이 폴리머 촉매제 등 화학재료, 각종 캔 소재, 납축전지, 구리합금 소재, PVC파이프용 화학 안정제 등으로 쓰인다. 연간 시장 규모는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36만t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가격은 지난해 12월17일 2만58달러로 2만 달러를 돌파한뒤 불과 두달 여만인 19일 t당 2만9349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가격은 전날에 비해 4.21% 오른 것이다. 2020년 1월 평균 가격에 비해서는 33.68%(7393.55달러). 2020년 평균에 비해서는 71.04%(1만2190.30달러)나 치솟았다.
주석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2020년 3월19일 t당 1만3400달러로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7월 세계 반도체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4.9% 증가하는 등 전자제품 산업이 회복함에 따라 같은해 9월23일에는 t당 1만8055 달러로 급등했다.
FT는 지난 15일 기사에서 주석가격은 제조업주도 매수 광풍으로 실물 재고가 소진되면서 가격이 7년 사이에 최고치로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FT는 공급 경색과 재택근무에 따른 가전제품 수요 증가, 중국의 재고확충이 맞물린 탓으로 풀이했다.공급 측면에서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봉쇄 조치로 일부제련소와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생산은 타격을 입었다.
국제주석협회(ITA)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최대 주석 생산업체인 티마틴스의 생산량은 지난해 4만5700t으로 무려 40%가 감소했다.
티마와 함께 세계 양대 생산업체인 윈난틴의 생산량도 줄었다. 윈난청펑, 장시뉴난산틴, 광시 차이나틴 등 중국 14개 제련소의 생산량도 감소했다.
컨설팅회사 CRU는 지난해 공급 부족 규모를 8000t으로 추정하면서 3년 연속 공급부족이 이어진 것으로 평가했다.
LME 등록 창고 재고량은 2020년 12월31일 1890t에서 1350t 수준으로 낮아졌다.
금속과 광물, 전기차 재료 등 정보제공 컨설팅업체인 로스킬(Roskill)은 주석 공급 부족이 2023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주석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미 가격수준은 전망치를 훨씬 초과했다.
로스킬 애덤 슬레이드 분석가는 지난해 웨비나(webinar)에서 "다시 급증하는 수요 탓에 주석 시장은 최소한 오는 2023년까지 공급부족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런 지속된 공급부족의 결과 가격은 단기에 t당 2만 달러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킬은 올해 가전제품 출하가 22%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석 가격이 더 오를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