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지분 13억 달러치 기부한 빌 애크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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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지분 13억 달러치 기부한 빌 애크먼은?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3.18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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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원 출신의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56) 퍼싱스퀘어 캐피털매니지먼트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자기가 보유한 13억 달러어치(1조 5000억 원)의 쿠팡 지분 전량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행동주의 투자자인 그가 이처럼 거액의 기부를 해 투자업계를 놀라게 했다. 애크먼은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2015년 '제2의 버핏'이라고 소개한 인물이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매니지먼트 CEO. 사진=빌 애크먼 트위터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매니지먼트 CEO. 사진=빌 애크먼 트위터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이 15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쿠팡 지분 전량을 자선재단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10억달러가 넘는 규모다.

퍼싱스퀘어 산하 자선재단인 퍼싱스퀘어재단(PSF), 인디애나주에 본부가 있는 '기부자 자문 펀드(DAF)', 애크먼이 특정하지 않은 다른 자선단체 등 3개 자선재단에 돈이 어떻게 분배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퍼싱스퀘어재단은 2006년 설립돼 국제 보건과 교육, 경제개발, 사회 정의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애크먼은 2019년부터 공동 이사장 역할을 맡고 있다. 

애크먼은 하버드대와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 후 월가에서 경력을 쌓아 지난 2004년 퍼싱스퀘어캐피털을 설립했다. 그는 행동주의 투자자로 '악명'이 높다. 기업의 주식을 사들여 이사회 이사 교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최대한의 수익을 낸뒤 지분을 정리한 투자자다. 그는 지난해 이후 특수목적합병법인(SPAC) 설립으로 잇따라 홈런을 쳤다. '한국의 아마존'으로 부르는 쿠팡 초기 투자자 가운데 한 명이다.

쿠팡이 지난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면서 애크먼 역시 대박을 터뜨렸다. 쿠팡 주가는 지난 11일(미국 현지시각) 첫 거래에서 40% 넘게 폭등했고, 15일에도 5% 가까이 올라 주당 51달러에 거래됐다. 이후 조금 내려 17일에는 43.29달러로 장을 마쳤다. .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애크먼은 쿠팡 지분 2650만주, 평가액 13억 달러어치(약 1조 5000억 원)를 모두 기부했다.

애크먼은 지난 15일 트위터에 "자기가 쿠팡의 '최초 투자자(day one investor)'였다"면서 "쿠팡의 '놀라운 성공'은 이제 인도적인 목적의 재단들에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애크먼은 "쿠팡의 최초 투자자가 된 것은 큰 행운이었다"면서 "이 지분을 퍼싱스퀘어재단, DAF, 그리고 또 다른 비영리 재단에 모두 기부함에 따라 (쿠팡의 성공에 따른) 지분 2650만주의 놀라운 성공은 인류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애크먼은 "우리 모두를 대신해 김범석 쿠팡 의장과 쿠팡 팀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적었다. 두 사람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동문으로 알려져 있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CEO.사진=CNBC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CEO.사진=CNBC

빌 애크먼은 진면모는 그가 행동주의 투자자라는 데 있다. 그는 2014년 보톡스 제조업체 앨러건(Allergan)과 캐나다 제약회사 밸리언트(Valeant)를 합병하려다 힘든 시련을 겪었다.  캐나다 밸리언트는 앨러건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했는데 그 배후가 애크먼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밸리언트는 당시 530억 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앨러건 측에 했지만 앨러건은 지나치게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앨러건이 거절의 뜻을 밝혔지만 밸리언트와 그 배후에 있는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은 이사회 장악 시도에 나섰다. 지분 매입도 꾸준히 했다. 애크먼은 앨러건 투자로 10억 달러(1조 1200억 원) 이상을 벌었지만 밸리언트 투자로 30억 달러(3조 3750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포보스는 전한다.

그럼에도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18일 현재 빌 애크먼의 순 자산을 29억 달러(3조 2650억 원)로 추정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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