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난해 정제유 230만 배럴 밀수입...중국계 윈선그룹 선박이 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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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난해 정제유 230만 배럴 밀수입...중국계 윈선그룹 선박이 운송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1.03.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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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제재위 수입한도 4배 이상 초과

북한이 국제 제재에도 지난해 최대 230만 배럴 이상의 정제유를 수입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북한에 정제유를 운반한 선박들은 모두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중국계 석유무역 기업 윈선그룹으로 밝혀졌다.  미국 싱크탱크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와 영국의 민간단체인 합동군사연구소(RUSI)는 지난 22일(현지시각) 합동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북한의 정제유 밀수 실태를 고발했다고 미국의소리방송(VOA)이 23일 보도했다. 

북한의 정제유 불법환적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유조선들. 사진=VOA
북한의 정제유 불법환적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유조선들. 사진=VOA

■북한 밀수로 정제유 한도 4배 이상 수입

VOA에 따르면, 보고서는 지난해 북한으로 정제유를 운반한 선박들의 활동 가운데 고해상도 위성사진으로 선명하게 식별 가능한 건수가 50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모두 유엔 안보리에 보고되지 않는 것들로 해당 선박에 정제유가 50%, 75%, 90% 차 있다고 가정하면 이를 통해 각각 61만 4000배럴, 92만 1000 배럴, 110만 5000배럴에 이르는 정제유가 북한으로 유입됐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추정했다.

아울러 지난해 안보리에 보고된 공급량과 중저 해상도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된 정제유 운송량까지 합산하면 지난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량은 최대 233만 2000배럴로 추정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는 유엔 안보리가 제한한 연간 수입 한도량인 50만 배럴의 4배가 넘는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불법 정제유 수입에 외국 선박이 큰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해상도 위성사진에 포함된 50건의 사례 중 단 9건 만이 외국 선박의 정제유 운송이었지만 이를 통해 전체 정제유 수입양의 3분의 1 가량이 채워졌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외국 선박이 운반할 수 있는 정제유의 평균량이 북한 선박의 2배가 넘는다. 대북 정제유 공급에 투입된 가장 큰 규모의 외국 유조선은 다이아몬드8호다. 이 선박은 북한에 석유를 몰래 실어나른 최대 규모의 외국 선박으로 대략  8번 정제유를 운반하면 수입 한도량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선박은 지난 2020년 3월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이 대북 정제유 수출 활동에 연루됐다며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한 선박이다. 이 선박은 지난해 2월과 5월, 6월 등 세 차례 북한 남포항에 정제유를 운반한 것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이 기간 대만 인근 해역에서 다이아몬드8호에 정제유를 환적한 모선은 에버그렌듀어호와 수퍼스타호였다. 

■북한 석유 밀수 관련 유조선 모두 윈선그룹과 연관

이 유조선들은 모두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중국계 석유무역 기업 윈선그룹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 푸젠성 출신의 기업인 토니 텅(Tony Tung)이 싱가포르에서 설립한 석유무역회사 윈선그룹은 대북 석유 밀수출의 배후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토니 텅은 담배와 연료 밀수와 대만 관료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을뿐 아니라 북한의 불법 상업 활동에도 연루돼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윈슨그룹은 에인절리스즈 6척, 윈슨시리즈 1척 등 30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윈슨그룹에 따르면, 윈슨그룹은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베트남, 티모르 레스테 등과  광범위한 제휴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국제 석유거래, 해양 벙커링, 원유저장과 터미널 시설 등 세 가지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싱가포르 윈슨그룹 로고. 사진=윈슨그룹
싱가포르 윈슨그룹 로고. 사진=윈슨그룹

 

보고어세 따르면, 다이아몬드8은 윈선그룹의 대만 내 사업체인 윈선해운이 2016년까지 직접 소유했으며, 이후 2018년까지 이 선박을 소유한 회사들의 주소는 모두 윈선해운 소유 사무실로 드러났다.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유조선인 다이아몬드8호는 원유와 화학제품을 운송한다. 길이 113m, 너비 18m, 총톤수 5738t에 여름철 재화중량 9273t이다. 1995년 건조된 이 선박은 글로벌비너스, 에인절 0, 에인절 22, 로열에이스 등으로 이름을 바꿔왔다. 

북한에 석유를 몰래 실어나른 유조선 다이아몬드8호. 사진=마린트래픽
북한에 석유를 몰래 실어나른 유조선 다이아몬드8호. 사진=마린트래픽

에버그렌듀오호를 소유한 것으로 확인된 대만의 글로리스파클링사는 윈선그룹의 대만 지사인 윈선해운(Winson Shipping)이 소유한 건물에 주소를 두고 있다. 윈선해운 문서에 나타난 고위 임원의 서명이 '글로리 스파클링'의 문서에도 동일하게 등장했다.

토니 텅의 딸로 윈선그룹의 후계자인 크리스털 텅(Crystal Tung) 이사는 NYT에 "북한 또는 어떠한 제재 대상국에 부과된 제재를 위반하는 행동을 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윈선해운은 NYT 취재 후 갑자기 회사명을 정위해운 (Zheng Yu Shipping)으로 바꾸고 대표자를 교체했다.

서는 공공 부문 뿐 아니라 민간 영역, 법 집행 기관과 금융 기관, 비정부 기구 사이의 사전 예방적인 관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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