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제관 공장 화재에 롯데칠성·동아오츠카 ‘철렁’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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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제관 공장 화재에 롯데칠성·동아오츠카 ‘철렁’한 이유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3.24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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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음료 캔 생산업체 1위인 한일제관 공장에서 불이 나면서 성수기를 앞두고 음료, 식품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물량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일제관은 삼광캔과 롯데알미늄처럼 대기업집단에 속한 업체는 아니지만 생산 능력은 출중하다. 탄산음료와 비탄산음료의 캔 제조를 비롯해 참치캔이나 통조림 캔, 페인트 보관용 캔을 제조한다.  양산공장을 본사로 둔 한일제관은 대전과 음성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캔 시장은 그동안 한일제관, 삼광글라스 캔 사업 부문(삼광캔), 동원그룹 계열사 동원시스템즈 자회사 동원테크팩솔루션, 롯데알미늄 등 4사 체제였다.  

한일제관 정동택 대표이사
한일제관 정동택 대표이사

■한일제관 음성공장 불

24일 식음료 업계에 따르면, 23일 새벽 한일제관의 충북 음성 공장에서 불이 났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 집계가 되지 않았지만 이불로 공장 전체면적 3만3145㎡가 완전히 타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동안 캔을 만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화재로 코카콜라음료, 롯데칠성음료, 동아오츠카 등 음료업체들도 사태 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일제관이 국내 1위 캔 제조업체인 만큼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웅진식품, 일화, 광동제약 등도 한일제관으로부터 음료캔을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료업체들은 한일제관 외에 롯데알루미늄, 동원테크팩솔루션 등 복수의 제조업체로부터 음료캔을 공급받고 있고, 현재 재고 물량이 남아 있는 만큼 당장의 물량 부족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일제관은 2019년 삼광글라스의 캔 사업 부문인 삼광캔을 인수해 시장 점유을이 약 50%인 업계 1위 기업이다.  이 때문에 롯데칠성과 동아오츠카 등 주요 음료업체들이 비상에 걸렸다. 일단 재고가 남아 있고, 또 여러 캔 제조업체에서 물량을 받는 만큼 당장 음료수 생산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한일제관 피해복구와 공장 정상 가동까지 최소 6개월 안팎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캔 공급이 상당기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캔업계의 조용한 강자

한일제관은 1939년설립된 국내 최초로 금속용기를 생산한 '조선제관'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68년 상호를 현재 상호로 바꿨다. 1979년 세계 최대의 제관 회사인 '아메리칸 내셔널 캔 컴퍼니(American National Can Company)'의 투자를 받아 합작법인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0년 5월8일 한일제관(주)(한일제관)의 삼광캔(주)(현 한일캔(주), 이하 삼광캔) 주식취득 건을 승인해 한국 캔시장을 장악한 회사다.
 

한일제관 연혁
한일제관 연혁

2019년 말 현재 지분율은 정동택 대표이사가 40.24%, 정지택이 9.22%, 볼베버리지캔아메리카(Ball Beverage Can Americas, 아메리칸 내셔널 캔 컴퍼니의 후신)가 4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기타가 10.54%다.

한일제관 매출액은 2019년 2964억 원으로  2018년 매출 3010억 원에 비해 조금 줄었다. 영업이익은 2017년 영업이익 318억 원, 2018년 239억 원, 2019년 115억 6300만 원을 기록했다. 덕분에 근 10년 동안 부채비율이 낮다. 2018년 기준 부채비율은 21%에 불과하다. 동종업계내 업체인 롯데알미늄(82.7%, 2018년 말 기준), 테크팩솔루션(57%, 2018년 말 기준)보다도 낮다. 순차입금비율도 마이너스(-)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다.

한일제관의 성장과 재력은 주요 거래처인 OB맥주의 성장과도 연관이 깊다. OB맥주가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하이트진로를  앞서면서 캔 수요도 덩달아 늘었고 이것이 제조사인 한일제관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일제관은 2019년 10월29일 삼광캔 발행주식 100%를 취득하고 같은해 11월27일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매입금액은 510억 원이었다. 삼광캔(한일캔)은 삼광글라스(주)의 캔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2019년 10월1일 설립한 법인으로 음료용 캔 제조와 판매를 하는회사다. 삼광글라스는 최근 수년간 캔사업 부문 영업부진으로 적자가 계속되자 주력 사업인 유리 사업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캔 사업 부문을 떼내 매각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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