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수에즈 운하 차질 장기화 염려에 4%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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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수에즈 운하 차질 장기화 염려에 4% 상승
  • 박준환
  • 승인 2021.03.27 2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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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26일(현지시각) 수에즈 운하 차질 장기화 염려에 4% 급등 마감했다.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 호가 수에즈 운하에 가로 좌초하면서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의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원유공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세계 해상 운송 석유의 약 11% 물류를 책임지는 이집트의 수에즈운하가 화물선 좌초로 막힌데 따른 충격이다.

국제유가의 급등락을 상징하듯 러시아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러시아투데이
국제유가의 급등락을 상징하듯 러시아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러시아투데이

미국의 석유산업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이날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4.2%(2.62 달러) 뛴 64.57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3.8% 급락한 가격을 하룻 만에 만회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도 4.1%(2.41 달러) 급등한 60.97 달러로 장을 마쳤다. WTI 역시 전날에는 4.3% 급락했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백신접종 지연, 경제봉쇄, 차익실현 등의 변수로 하락했다가 수에즈 운하 사건으로 상승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가동중인 원유 채굴기 숫자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유전정보 서비스 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26일 기준으로 한 주동안 미국의 원유채굴기는 6개 증가한 417개로 집계됐다. 직전주 9개 증가에 이은 것이다. 지난 18주 중 16주 동안 주간 기준 원유채굴기 숫자가 증가했다. 유가 상승으로  채산성이 살아난 데 따른 것이다. 

원유채굴기는 미국 석유업계의 산유 활동의 대리 지표로 읽히는 만큼 앞으로 산유량이 늘어날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수에즈운하에 파나마 선적, 대만 에버그린 소속의 초대형 컨테이너 화물선 에버기븐호가 23일 강풍에 수로에서 벗어나 제방에 구상 선수가 처박혔다. 이 때문에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뱃길인 수에즈운하가 막혀버린 이후 국제유가는 춤을 췄다. 선박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에버기븐호는 길이 399.94m, 너비 59m,재화중량 19만9692t의 컨테이너선으로 컨테이너 2만388개를 실을 수 있다. 2018년 건조된 이 선박은 파나마 선적에 파나마 깃발을 달고 다닌다. 일본 이마바리 조선이 건조한 이 선박의 소유주는 일본 쇼에이 기센이며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이 용선해 사용하고 있다.

에버기븐호는 수에즈 운하 152년 역사에서 좌초한 가장 큰 선박이다.

수에즈 운하 둑에 선수 아랫부문이 처박힌 채 좌초한 대만 에버그린 해운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 이집트 수에즈 운하 관계자들이 대형 굴착기 등을 동원해 흙을 제거하고 있다. 사진=John Arnold 트위터
수에즈 운하 둑에 선수 아랫부문이 처박힌 채 좌초한 대만 에버그린 해운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 이집트 수에즈 운하 관계자들이 대형 굴착기 등을 동원해 흙을 제거하고 있다. 사진=John Arnold 트위터

원유 컨설팅회사인 리스타드 에너지의 파올라 로드리게스 마시우 부사장은 "수에즈운하 가동이 생각한 것보다 지연되면서 석유 중개인들이 석유공급 감소를 현실로 받아들여 유가가 올랐다"고 풀이했다. 

일각에서는 에버기븐호를 다시 띄우는 데 몇 주가 걸릴 것이라는 보도가 있지만 며칠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도 있어 유가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이르면 27일 중으로 에버기븐호 선수를 제방에서 빼내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곧바로 운하 가동이 재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유가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유가 하락 염려를 보이면서도 낙관 기조를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우리는 육가 하락을 원유 기초여건의 전환(shift)을 더 강화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올봄 OPEC+의 더딘 증산이 신흥국과 유럽연합의 부진한 수요회복과 이란의 수출증가를 상쇄하고 세계 수요 증가는 올여름에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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