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근 발사 탄도미사일은 한국 타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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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근 발사 탄도미사일은 한국 타격용"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1.03.3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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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윌리엄스 등 미국 전문가 진단...순항·탄도 '섞어 쏘기'로 파괴력 극대화

북한의 미사일 역량은 한국을 타격하는 데 집중돼 있으며, 잠수함 공격력까지 더해지면 한국을 360도 전 방향에서 위협할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북한이 지난 21일 서해로 발사한 단거리 순항미사일과 25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모두 한국을 타격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탄도탄요격 능력확충에다 초대형 방사포 요격을 위한 방어망 구축이 한국군의 최우선 과제로 등장했다.

미국 국무부 산하 공영방송인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이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 사는 모두 한국을 상대로 한 전쟁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고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언 윌리엄스 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 사진=VOA
이언 윌리엄스 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 사진=VOA

윌리엄스 부국장은 "전쟁 발발 시 북한이 최근 시험 발사한 모든 무기의 주요 표적은 한국이 될 것"이라면서 "KN-23, KN-24, KN-25 등 좀 더 효과적인 북한의 단거리미사일은 일본을 타격하기 어렵고 거의 전적으로 한반도에서 발발하는 전쟁에서 사용될 무기"라고 설명했다.

KN-23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알려진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이다. KN-24는 '북한판 에이타킴스사일', KN-25는 구경 600mm로 사실상 단거리탄도미사일과 같은 초대형 방사포를 각각 말한다.

북한은 2019년 7월 25일 원산 미사일 기지에서 KN-23 2발을 발사했다. 첫 번째는 430km, 두 번째는 690km를 각각 비행했다. KN-24는 지난 2019년 8월11일 발사 때 정점고도 약 48km를 나타냈고, 400여km를 비행했다. 최대 속도는 마하 6.1 이상으로 분석됐다.

북한이 2020년 3월29일 지름 600mm급으로 추정되는 최신형 다연장 로켓을 발사했는데 사거리가 400km에 이르렀다. 

북한의 240·300mm, 600mm방사포 등 로켓에 대해선 한국군은 물론, 주한미군도 요격수단이 없다. 한·미 양국군의 미국제 패트리엇 PAC-3와 한국 천궁2 요격 미사일,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은 모두 북한군 탄도미사일 요격용이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또 "북한은 전쟁의 무대가 한반도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계속되는 무기 실험은 그런 상황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군은 당초 25일 발사된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450km로 파악했으나 북한 노동신문은 이 미사일이 600km를 날아갔다고 주장했다. 만약 북한의 주장이 맞다면 한국 전역이 타격 범위에 들어간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이 시험 발사한 순항미사일에 대해서도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해도 한국에는 매우 다른 종류의 공중 위협을 가한다"고 경고했다.  파괴력은 탄도미사일에 못 미치지만 정확도가 훨씬 높고 저고도를 유도 비행하면서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쉽게 뚫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국군은 북한의 항공기와 탄도탄 요격을 위해 다층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다. 사진은 중고도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패트리엇 미사일과 천궁 지대공 미사일. 사진=국방부
한국군은 북한의 항공기와 탄도탄 요격을 위해 다층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다. 사진은 중고도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패트리엇 미사일과 천궁 지대공 미사일. 사진=국방부

그는 특히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섞어 쏘는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면서 "순항 미사일로 레이더를 무력화시킨 뒤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한국은 제대로 대응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레이다가 없으면 요격미사일도 무용지물이 되는 만큼,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결합한 이중 능력은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약화시키고 북한의 타격을 더욱 정확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북한 순항미사일의 전술핵무기 탑재 능력과 관련해서는 그는 "순항미사일의 탄두 중량이 100kg 정도인 것을 고려할 때 북한의 소형화 기술로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론상 어느 시점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도 북한이 25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이론상 소형 핵무기 탑재가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도됐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이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현실적으로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1월14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5ㅅ' 문구가 적힌 신형 추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2015년 5월 SLBM '북극성-1형'을 발사한 이후 2019년 10월에는 '북극성-3형'’을 발사했다. 북한은 신형 잠수함 개량과 함께 SLBM 능력 향상을 꾀해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는 북극성-3형보다 직경이 커진 '북극성-4형'을 공개했다

그는 "북한의 조악한 잠수함 수준을 고려할 때 미국을 타격하기는 어려운 대신, 핵무기를 탑재한 SLBM으로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우회해 바다에서 한국 영토를 공격하는 상황이 더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은 오랫동안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의 북쪽 방향에 집중돼 있어 다른 방향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은 포착하기 어렵다"면서 "360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9년 7월 신포조선소를 방문해 개조된 로미오급 잠수함을 시찰했다. 국가정보부원은 지난해 11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 2척을 새로 건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다연장포 개발은 모두 한국과 주한미군을 공격하려는 목적"이라면서 "(한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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