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5일 시험 발사한 개량형 이스칸데르 미사일(KN-23)에 핵탄두 1개를 장착할 수 있다는 민간 씽크탱크의 분석이 나왔다.한국군은 이 발사체가 450km 를 비행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북한은 600km를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600km라면 남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넣는다는 의미가 된다. 다시 말해 이 무기는 한국을 공격하기 위한 무기인 셈이다. 한국은 북한 핵공격 위협에 그대로 노출된 만큼 대응책 마련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북한 전술 전략무기 '핵탄두 탑재' 가능"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31일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 전술·전략 무기: 개발 동향과 핵 억제 교리 진화의 함의'라는 세종정책브리프에서 " KN-23, KN-24 등 신형 전술 유도무기들은 기습능력과 정확도, 요격 회피 능력이 크게 향상됐음은 물론, 재래식과 핵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는 이중용도 전력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정섭 수석 연구원은 초대형 ICBM(화성-16형)은 미국 동부 타격이 가능한 사거리에 다탄두 탑재능력(핵탄두 2~3개)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신형 SLBM(북극성 3/4/5GUD)과 중형잠수함(3000t급)은 전력화 시 동해에서 괌 타격까지 가능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신형 단거리 미사일들의 핵탄두 탑재 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으 나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문가들 평가 존재한다고 소개했다.그는 "미사일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Jefferey Lewis)는 KN-23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면서 "다른 전문가 마이클 엘만(Michael Elleman)은 KN-24의 크기를 직경 700~850㎜으로 추정하며 직경 60㎝ 핵탄두 장착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은 스커드, KN-23, KN-24(북한판 에이태킴스) 등 단거리 미사일에는 핵탄두 1발, SLBM(북극성 3형)에는 2발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 위원은 "다만 미국·러시아가 확보하고 있는 소형화 수준(중량 약 110~250㎏)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북한 조선중앙TV가 2016년 3월9일 공개한 원형 핵탄두를 보면 직경 60~80㎝, 중량은 400~500㎏ 정도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2020년 8월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했고 일본 방위백서도 북한이 단거리 탄도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KN-23과 KN-24는 기존 스커드나 노동미사일과 달리 고체연료를 사용해 사실상 즉각 발사가 가능해 생존성과 기습발사 능력이 향사오디고 원형공산오차(CEP)가 100m 이내로 노동미사일의 450~1000m에 비해 미사일 정확도가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신형 무기들은 북한이 미국 본토에 대한 '최소 억제(minimum deterrence)'를 추구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다"면서 "신형 전술무기 개발은 한반도와 일본에 대한 전술핵 공격 능력 확보를 통해 미 증원군의 전개를 차단하려는 '거부적 억제(deterrence by denial)'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군, '미사일 방어' 아닌 '압도적 대응'에 역점둬야
김 위원은 "KN-23과 같은 단거리 미사일에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 탑재가 모두 가능해진다는 것은 한미는 물론 북한도 어려운 선택과 딜레마에 봉착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핵탄두가 충분히 소형화·경량화돼 전술 무기들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해지면 한미 양국은 어떤 것이 재래식 무기인지 어느 것이 핵무기인지 구별하기 곤란해진다. 북한도 KN-23과 같은 이중용도 전력을 사용할 경우 한미가 핵무기 공격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재래식 타격 용도로 사용하기 어려워지는 융통성의 제약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김 의원의 판단이다.
그렇다면 한국군의 대응책은 무엇인가? 한국군은 독자 억제·대응 개념으로 '핵·WMD 대응체계'를 수립, 운용중인데 실행 수단은 ①압도적 대응 ②전략표적 타격 ③한국형 미사일방어로 구성돼 있다. 압도적 대응은 응징적 억제, 전략표적 타격과 미사일방어는 거부적 억제에 해당한다.
김 위원은 "최선의 대응은 확장억제의 실행력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한국군은 응징적 억제인 '압도적 대응'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은 또 "위기불안정을 심화시킬 수 있는 '전략표적 타격'이나 작전·경제 한계가 불가피한 미사일 방어보다는 사후 응징에 충실한 '압도적 대응'중심으로 한국군의 억제 개념과 역량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핵 사용 시 이를 확실히 보복한다는 능력과 태세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폭 재랙식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 100~200기를 특정 지역이 집중 타격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김 위원은 "북핵 위협을 관리·대응할 수 있는 군사적 억제 전략을 발전시키되 북핵 문 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비핵화 협상 노력 지속해야 한다"며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