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투자로 기후변화 막지 못해" 전 블랙록 투자 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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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투자로 기후변화 막지 못해" 전 블랙록 투자 구루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4.04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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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기업 주식 매각해도 기업 변화시키지 못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해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 중단을 요구하고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그런 식으로는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전 블랙록 투자 구루의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그의 주장은 현재의 녹색 투자는 기후변화를 중단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융회사들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고 그 회사 주식을 매각하더라도 누군가가 그 주식을 사서 돈을 벌 수 있는 한  녹색투자를 통한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생각은 '신화'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파리기후협정 체결 이후 5년간 화석연료 기업에 2500억 달러를 투자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미국 JP모건체이스은행. 사진=VOA
파리기후협정 체결 이후 5년간 화석연료 기업에 2500억 달러를 투자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미국 JP모건체이스은행. 사진=VOA

■블랙록 래리핑크 CEO "기후변화 리스크 높은 기업 투자배제 방침"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정보공개를 게을리한 기업에 대해서는 주주로서 주주총회에서 임원선임안 등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하는 등 기업들에 탄소중립계획 수립과 이행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11월 26일(현지시각) 블랙록 홈페이지에 올린 기업 CEO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제로로 하는 '탄소중립(Net-zero)경제' 대응을 위한 사업전략을 공개하고 영리 이상의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랙록은 2020년  12월 말 기준으로 운용자산액이 8조6800억 달러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 호사로 투자한 기업의 주주총회에 있어서 의결권행사의 영향력을 해마다 키우고 있다.

래리 핑크 블랙록 CEO. 사진=블랙록 트위터
래리 핑크 블랙록 CEO. 사진=블랙록 트위터

래리 핑크 CEO는 이번 서한에서 "준비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한 기업은 사업 정체에 직면하고 기업가치도 침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투자자가 적절하게 온난화리스크를 분석하기 위해 기업공개가 중요하다"면서 “(탄소중립경제에의 대응이) 장기계획에 어떻게 포함되고 이사회에서 어떻게 논의하고 있는지 공개하도록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타리크 팬시 전 블랙록 녹색투자 CIO "온실가스 참패 향해"

타리크 팬시(Tariq Fancy) 전 블랙록 지속가능 투자 투자최고책임자(CIO)는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타리크 팬시 루미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타리크 팬시 트위터
타리크 팬시 루미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타리크 팬시 트위터

미국의 석유산업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3일(현지시각)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서 디지털 학습 비영리재단 '루미(Rumie)'를 운영하는 팬시가 이익을 뽑아내도록 만들어진 자유시장으로는 기후위기를 해결될 수 없는 만큼 블랙록의 시도는 근본부터  흠결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팬시는 투자자들은 고객들에게 돌려줄 수익의 극대화를 위한 '관리자의 책무(fiduciary duty)'를 갖고 있는 데 이는 그들이 수익이 더 많이 나는 한 석유와 가스와 같은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는 활동에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전했다. 

팬시는 "높은 배출가스 발자국을 가진 기업의 주식을 팔더라도 문제가 안 된다"면서 "그 기업은 계속 존속할 것이며 유일한 차이는 그 기업을 소유하지 못한다는 것이며 그 기업은 과거 방식대로 계속 가고 20개 헤지펀드가 그 기업 주식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말하자면 시장은 시장일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블랙록과 JP모건체이스(JPM), 자산운용사들은 석유와 가스에서 투자금을 빼지 않는다. 블랙록은 석탄 연계 자산이 850억 달러에 이르고 로열더치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엑손모빌과 같은 메이저 석유가스 회사 지분을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프락시스 뮤추얼 펀드의 스튜어드십 분야 마크 레기어(Mark Regier) 부사장은 "(화석연료 기업) 주식매각 운동에는 주식을 매각하면 해당 기업에 손해를 주고 있다는 신화가 있다"면서 "시장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우리가 팔면 누군가는 산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인 익스팅션 리벨리언(Extinction Rebellion)은 "블랙록은 화석연료 투자에 허리까지 빠져있고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기업의 최대 후원자이며 원주민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블랙록은 막후에서 석탄기업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청정 기술을 채택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래리 핑크 CEO는 "금융시장은 기후변화가 가하는 위협을 더디게 반영하고 있다"면서 "가까운 미래에 예상보다 더 빨리  자본의 재할당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월가 6대 은행, 지난 5년간 석유가스산업에 9000억 달러 투자

팬시만 이런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월가의 주요 은행들의 생각도 똑 같다. JP모건(JPM)을 비롯한 미국 6개 은행은 지난 5년 간만 석유와 가스산업에 약 9000억 달러의 대출과 회사채를 제공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지난 2월  조사 보고서에서 JPM은 2015년 12월 파리기후협정 발효 이수 화석 화석연료 기업에 대출과 채권 등 약 2500억 달러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에 웰스파고는 1930억 달러를 투자했다.  

화석연료 병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월가의 주요 은행들의 생각도 똑 같다. JP모건(JPM)을 비롯한 미국 6개 은행은 지난 5년 간만 석유와 가스산업에 약 9000억 달러의 대출과 회사채를 제공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지난 2월 조사 보고서에서 JPM은 2015년 12월 파리기후협정 발효 이수 화석 화석연료 기업에 대출과 채권 등 약 2500억 달러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에 웰스파고는 1930억 달러를 투자했다.  

JPM은 2020년 9월  만기 4년인 10억 달러 '녹색 채권'을 발행하면서 녹색 채권시장에 데뷔했다. 그런에 이는 지난해 판매된 녹색 채권 3030억 달러어치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지난해 녹색채권 발행규모는 전년보다 13% 늘어난  규모였다. 이에 따라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조달러어치의 녹색채권이 발행됐다.

더욱이 월가 다른 은행들은 기후공약을 꾸준히 이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GS)는 2019년 미국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북극해 석유 탐사나 시추, 전세계 발전용 석탄광에 자금조달을 제외시켰다. GS는 환경정책에서 기후 변화를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환경 도준 중의 하나라고 선언하고 고객사들이 기후 충격을 좀 더 효과있게 관리하는 것을 돕겠다고 약속했다.GS는 양후 10년간 기후 전환에 초점을 둔 분야에 7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화석연료 옹호론자들은 JPM의 크기와 많은 일에 가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환경에 친화적이지 못한 비즈니스에 연루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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