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가격 하락...수요감소와 브라질 헤알화 약세 합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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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선물가격 하락...수요감소와 브라질 헤알화 약세 합작품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4.05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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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커피 선물가격이 3월 하순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수에즈 운하 봉쇄에 따른 물류난도 구원투수가 되지 못했다. 올들어 최고치에 약 20% 하락했다. 세계 최대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의 물류난에도 헤알화가 하락한 데다 주요 수요국인 유럽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타격으로 수요감소가 우려되고 있는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ICE선물거래소 커피 선물가격 추이. 사진=CNBC
미국 ICE선물거래소 커피 선물가격 추이. 사진=CNBC

5일  C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농산물 선물시장인 ICE선물거래소에서 커피 5월 인도분(커피)은 파운드(0.45kg) 당 1.12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들어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2월25일 1.4005달러에 비해 약 19.6% 내린 것이다. 지난달 26일에 파운드 1.2857달러에 마감했했지만 30일에는 커피 5월 인도분은 3.5%(4.5센트) 하락한 파운드당 1.23달러로 2월11일 이후 최저가로 내려앉았다. 

아라비카 커피콩 기반인 커피 C선물은 국제 커피 가격의 기준물로 통한다.

미국 시장 분석회사 프라이스퓨처스그룹(Price Futures Group)의 필 플린 선임시장 분석가는 지난달 30일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 수요 우려가 커피를 직격했다면서 "브라질 헤알이 약세를 보여 커피와 코코아 수확량 감소 우려가 있긴 하지만 시장 정서는 다른 상품 매도세와 더불어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국별 세계 커피 생산량 비중. 사진=미국농무부
국별 세계 커피 생산량 비중. 사진=미국농무부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브라질과 베트남은 세계 커피 원두 생산량의 각각 37%, 17%를 차지한다.

2021년 달러인덱스 추이. 사진=야후파이낸스
2021년 달러인덱스 추이. 사진=야후파이낸스

원자재인 상품은 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만큼 달러가치가 오르면 반대로 내려간다. 유로 등 6개국 통화와 견준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올해 1월5일 89.44로 저점을 찍은 뒤 꾸준히 상승해 5일 92.99를 나타냈다. 달러 가치가 3.96% 즉 약 4% 절상된 셈이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반대로 꾸준히 내려갔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올해 1월1일 달러당 5.1934로 출발한 헤알화 가치는 2일 달러당 5.7080으로 약 10% 평가절하됐다. 

물론 미국과 유럽에선 커피 원두 재고가 급감하는 등 공급 측면에서 가격 상승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달엔 미국의 커피콩 재고량이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의 커피콩 재고도 빠듯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에서는 브라질 내 물류 병목현상으로 인해 커피콩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중남미 최대 항구인 브라질 산토스항에선 최근 웃돈을 줘도 수출용 컨테이너선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고한다. 세계 곳곳에서 목재펄프, 설탕, 대두 등 브라질산 원자재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곳곳 항구에서 검역 절차가 길어진 것도 물류난의 원인으로 꼽힌다. 컨테이너선이 짐을 내리고 다른 상품을 바꿔 싣는 데 그만큼 시간이 더 걸린다.

유럽은 주요 커피 수입 길목인 수에즈운하가 막힌 것도 커피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유럽 커피 기업들은 미국 기업과 달리 주로 베트남산 로부스타 커피를 원료로 사용하고 일부는 동아프리카산 커피 원두를 쓴다.

그런데 지난 23일 수에즈 운하에 좌초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다시 부상하면서 물류난에 따른 공급차질 우려는 해소됐다. 대신 코로나19에 따른 수요감소 우려가 커피 선물시장에 더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프랑스에선 신규 확진자가 4만 명대 이르자 4월 한 달 동안 전국 봉쇄에 들어갔다.  스웨덴도 비필수 활동으로 분류된 사업장의 영업금지와 야간 영업시간 제한 등 제한적 봉쇄조치를 연장했다. 영업정지 독일에서도신규 확진자가 2만 명을 넘는 등 코로나19 3차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백신접종과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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