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분쟁 종결 수혜주는 소재업체...에코프로비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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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분쟁 종결 수혜주는 소재업체...에코프로비엠 주목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4.1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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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11일 합의에 도달하면서 배터리 분쟁이 완전히 끝났다. 이에 따라 배터리 분쟁전에서 급락한 배터리 업계 주가가 오르면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둥한다.  이들은 배터리 소재업체를 주목할 것을 조언한다.

지난 2월1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ITC)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배터리 사업 부문)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판결하면서 미국 내 10년 수입금지 결정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의 미국 퇴출을 막는 방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ITC 판결문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었다. 거부권 행사 날이 11일로 예정돼 있었는데 두 회산는 하루 전인 10일 합의금 2조 원에 분쟁을 마무리짓기로 합의하고 이를 11일 발표했다.

2차 전지 주요 종목 시가총액과 실적, 수급동향. 사진=하나금융투자
2차 전지 주요 종목 시가총액과 실적, 수급동향. 사진=하나금융투자

그렇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의 주가는 2월10일부터 9일까지 꾸준히 하락했다.SK이노베이션이 19.7% 빠졌고 LG화학과 삼성SDI 주가도 각각 15.41%, 15.32% 하락했다.

■배터리 분쟁 종결후 SK이노베이션 급등했지만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거래일(9일)에 비해 11.97% 오른 2만85000원을 나타냈다. LG화학은 0.62% 오르 8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삼성SDI는 1.21% 빠진 65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얼핏 SK이노베이션이 LG와 SK 합의의 최대 수혜자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조금 차이가 난다. 

SK이노베이션 로고.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로고. 사진=SK이노베이션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합의는 모두에게 최선이자 최고의 선택이라고 평가하지만 배터리 업체의 주가를 억누를 요인이 남아 있다고 본다. 한국투자증권의 김정환 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2차전지/소재 산업 브리프에서 미국의 2차전지 공급망 강화에 LG와 SK가 핵심 기업으로서 역할한다며 비중확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른 증권사 전문가들은 독일 자동차 업체로 전기차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폴크스바겐과 현대차가 배터리 기술 내재화를 선언하면서 경쟁사가 늘어났다는 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코나 화재사고에 따른 1회성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비용 부담이 있는 점 등을 들어 소재주를 지목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폴크스바겐과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기술 내재화 이슈는 배터리 산업군의 단기 변수가 아닌 장기 상수로 다뤄야 한다"면서 "화재 사고 리스크는 안전성 강화 과정에서 점차 해소될 것으로 판단하나 이 과정에서 배터리 섹터의 수익성 압박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현수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소송 종결로 단기간에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겠으나 수익성 개선 열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 상승 상단한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그는 배터리 산업군 대형주 투자 우선순위를 LG화학=삼성SDI> SK이노베이션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늘어날 시설투자를 이한 자금 조달 방안을 주식 투자자들 앞에 내놔야 한다. 2021~2022년 3조 원 안팎의 배터리 부문 투자를 비롯해 연간 4조 원의 시설투자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현금 창출 능력이 부족해 재무구조가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 자산)은 10조원에 육박했고, 부채비율은 149%에 이른다.

SK이노베이션은 수익 창출 능력이 축소돼서 재무 부담이 지속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투자매력도가 낮다.

또 폴크스바겐이 각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겠다고 선언한 만큼, 파우치형 배터리를 중점적으로 만들어온 SK이노베이션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우치형 배터리가 주력 사업인 LG에너지솔루션에도 악재이긴 마찬 가지다.

■배터리 분쟁 종결 진정한 수혜자는 소재기업

김현수 연구원은 배터리 소재와 장비 업체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기술을 내재화하면 오히려 납품업체는 그만큼 고객이 늘어나 매출이 늘 수 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 로고. 사진=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비엠 로고. 사진=에코프로비엠

SK이노베이션이 이번 분쟁 종결로 미국 투자를 늘릴 전망이라 SK이노베이션 매출 비중이 높은 납품 업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의 2차전지 소재 커버리지 업체들 중 SK이노베이션 매출이 높은 소재 업체는 에코프로비엠(35%, 이하 2022년 예상실적 기준), 엘앤에프(25%), SKC(15%)다.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이날 8.54% 올랐고 엘앤에프는 7.76%, SKC는 5.49% 상승했다. 또 솔루스첨단소재는 6.22%, 포스코케미칼 4.97%, 6.06%의 상승률을 각각 기록했다. 천보는 2.9% 상승했고 일진머티리얼즈는 0.77% 빠졌다. 

증권가는 특히 에코프로비엠을 주목하고 있다. 전구체에서 양극재까지 일괄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니켈함유량이 높은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는데 올해 SK 미국 조지아 공장으로 양극재 약 1000t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수 연구원은 "단기로는 SK이노베이션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주가 상승폭이 가파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중장기로는 (납품을 위해서는) 유럽과 미국 현지 공장 확보 여부가 중요하므로 이미 현지 공장 확보했거나 추진 중인 업체로 선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이미 유럽 공장을 보유한 소재 업체는 솔루스첨단소재, 동화기업이고, 보유 예정인 곳은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이 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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