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탄 핵잠과 노후 핵잠 반씩 잘라 '잡종' 핵잠 만드는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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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 핵잠과 노후 핵잠 반씩 잘라 '잡종' 핵잠 만드는 프랑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1.04.16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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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급 페를함 뒤 절반과 샤리프함 앞 절반 각각 접합
길이 약 1.4m 길어져
2023년 초 복귀 예정

핵잠수함 부족에 시달리는 프랑스가 노후 핵잠수함과 불탄 핵잠수함을 각각 반으로 다른뒤 붙여 새로운 핵잠수함을 만들고 있다. 대상은 프랑스의 루비급 잠수함 '페를(Perle)'함과 '사피르(Saphir)'함이다. 프랑스 해군의 잠수합 결합은 미국이 2005년 태평양 해저 산과 충돌해 선수가 파손된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 '샌프란시스코'함에 다른 로스앤젠레스급 잠수함 '호놀루루'함의 선수 부분을 붙여서 다시 복귀시킨 데 이어 두 번째로 평가된다.

선체 결합을 위해 이동 중인 샤피르함(왼쪽)과 페를함. 사진=더드라이부워존
선체 결합을 위해 이동 중인 샤피르함(왼쪽)과 페를함. 사진=더드라이부워존

군사 전문 매체 더드라이브워존은 15일(현지시각) 프랑스가 핵추진 잠수함 두 척을 각각 반으로 절단한 뒤 붙여서 새로운 잠수함 하나를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작업은 나발 조선소에서 이뤄지고 있다. 프랑스 해군의 루비급(2500t 규모) 공격용 핵잠수함 '페를'함과 35년간 운영한 뒤 2019년 퇴역해 해체를 기다리고 있는 사피르함을 각각 반으로 잘라 붙여 새로운 잠수함을 만드는 작업이다.

워존에 따르면, 4월초 사피르함의 앞 부분 절반과 페를함의 뒷부분 절반이  프랑스 조선업체 나발그붑의 세르부르 조선소 선거대에 거치됐다. 나발그룹은 두 선체 결합을 두 선체 사이의 구역에서 많은 변화가 요구된다는 이유로 '잡종(hybridization)'라고 부른다.

나발그룹 피에르 에릭 포멜렛( Pierre-Eric Pommellet)은 "나발그룹과 조선업계 파트너사들은 프랑스 해군이 6척 해군력을 가능한한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페를함은 지난해 6월 남부 지중해 연안 툴롱 해군기지에서 정비중 발생한 화재로 선수 부분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선미 부분은 파손되지 않았다. 사피르함은 35년간 운영했어도 선체에 구조상의 문제가 없었다. 프랑스 해군은 사피르함의 선수와 페를함의 선미를 결합해 핵추진 공격 잠수함을 만들 수 있다고 결정했다. 

수리중 난 화재로 크게 손상을 입은 페를함 선수 부분. 사진=더드라이브워존
수리중 난 화재로 크게 손상을 입은 페를함 선수 부분. 사진=더드라이브워존

이에 따라 프랑스 해군은 지난 2월 페를함을 절단해 절반으로 나눴고 3월에는 사피르함의 선체 3월에는 사피르함의 선체도 반으로 절단했다.  3차원 디지털 모델을 활용해 사전에 접합 시뮬레이션을 한 뒤 두 잠수함을 결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기술 덕분에 현재까지 외부선체 용접과 접합부위 내부갑판 시공, 수백개의 케이블과 파이프를 결합했다. 이를 위해 설계도와 문서 2000장, 10만 시간의 작업시간이 투입됐다. 

퇴역 잠수함의 선체를 재활용해 되살아나는 페를함은 접합 부분으로 기존보다 4피트 6인치(약 1.4m) 길어진다. 군 당국은 이를 활용해 승조원 2명의 공간을 늘릴 계획이다. 페를함 승조원은 약 70명이다.

본래 루비급은 길이 73.6m, 너비 7.6m다. 경수로 원자로를 탑재해 수중에서 25노트로 항해한다. 잠수깊이는 300m다.  533mm 어뢰발사관 4기, 중어뢰 14발 혹은 엑조세 대함미사일 14발로 무장한다.

페를함은 선체 복구가 끝나면 연말로 예정된 정기 정비보수를 거쳐 전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다음 2023년 초 프랑스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프랑스 루비급 핵추진 잠수함 샤피르함이 수상 항해하고 있다. 사진=더드라이브워존
프랑스 루비급 핵추진 잠수함 샤피르함이 수상 항해하고 있다. 사진=더드라이브워존

프랑스 해군은 루비급 잠수함을 배수량 5300t인 바라쿠다(Barracuda)급으로 대체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첫 번째 바라쿠다급 잠수함 '쉬프랑'함이 지난 11월 인도됐다.길이 99.5m, 너비 8.8m에 수중 배수량 5300t인 잠수함이다. 가압수형 원자로를 타재해 수중에서 25노트 이상의 속도로 잠항한다. 순항미사일고 대함미사일, 기뢰 등으로 무장한다.

프랑스 해군은 그러나 2030년까지 6번째 잠수함을 작전에 배치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격형 핵잠수함 편대를 6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내인 페를함이 상당기간 필요하다.  페를함은 1993년 취역해 프랑스 해군 내 루비급 핵잠수함 6척 가운데 최신형에 속한다.

프랑스 나발그그룹이 프랑스 해군에 인도한 바라쿠다급 핵잠수함 1번함 쉬프랑함. 사진=나발그룹
프랑스 나발그그룹이 프랑스 해군에 인도한 바라쿠다급 핵잠수함 1번함 쉬프랑함. 사진=나발그룹

플로랑스 파를리(Florence Parly) 프랑스 국방장관은 지난해 10월22일 "페를함은 공격핵잠수함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수리후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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