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전기차 사업 가속...시그넷EV 인수·폴스타 투자·전기차전용 단지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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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전기차 사업 가속...시그넷EV 인수·폴스타 투자·전기차전용 단지 조성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4.1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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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억 투자해 시그넷EV 지분 55% 확보
스웨덴 전기차 폴스타 통한 글로벌 경영 시동

SK그룹이 전기차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투자 지주 회사를 통해 국내 초급속 충전기 제조사를 인수하고 스웨덴 전기차 제조사를 사들였다.또 계열 렌터카업체는 한국전력과 손잡고 제주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단지를 조성한다. SK그룹이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기차 인프라와 기술 투자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모습이다.

SK는 또 보유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기 원하는 법인을 대상으로 전기차 렌털과 함께 충전 설비 구축까지 지원하는 원스톱 솔루션을 만들 방침으로 있는 등 국내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선도할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완성차 업체들의 발 빠른 차량 출시 등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오랜 충전 시간이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전세계 전기차 충전기 시장은 2021년 약 33억 달러(3조 7000억 원)에서 2030년 220억 달러(25조 원)로 연평균 24%에 이르는 고속 성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 설치되어 있는 시그넷 EV의 초급속 충전기 모습.사진=SK(주)
미국에 설치되어 있는 시그넷 EV의 초급속 충전기 모습.사진=SK(주)

■SK㈜, 시그넷 EV 인수…전기차 충전시장 본격 진출

SK(주)는 15일 이사회를 열어 국내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시장의 글로벌 선두 주자인 시그넷 EV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유럽 전기차 충전 시장 신흥 강자로 여겨지는 폴스타(Polestar) 투자도 결정했다.

이에 따라 SK㈜는 시그넷 EV 지분 55.5%를 2100억 원 가량의 신주를 포함해 293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SK㈜는 시그넷 EV 인수로 고품질 충전기 제조 역량을 확보한 뒤 그룹 내 역량을 통한 선제적 연구개발(R&D) 투자, 제품 경쟁력 강화, 해외 진출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며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할 방침이다. SK㈜는 또 SK그룹이 보유한 반도체와 정보통신 역량을 시그넷EV의 충전기 제조 기술에 접목해 나가기로 했다.

SK㈜는 시그넷 EV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급속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해 전기차 충전사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친환경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빠른 충전을 원하는 전기차 고객의 요구가 큰 만큼 전기차 충전 시장은 향후 초급속 충전사업 중심으로 발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에 설립된 시그넷 EV는 350kW 초급속 충전기를 개발해 2018년 세계 최초로 미국 인증을 획득한 기업이다. 시그넷 EV는 350kW의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를 제조할 수 있는 전세계에서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이 업체는 초급속 충전기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50% 이상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시그넷 EV는 지난 해 61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초급속 충전기 구축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해외사업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그넷 EV의 초급속 충전기 사업 해외 매출은 2018년 280억 원에서 지난 해 510억 원으로 약 2배 성장했다.

스웨덴 전기차 업체 폴스타의 전기차. 사진=SK
스웨덴 전기차 업체 폴스타의 전기차. 사진=SK

■SK㈜, 스웨덴 전기차 ‘폴스타’에도 투자

SK는 최근 중국 지리자동차그룹과 조성한 '뉴모빌리티펀드'를 통해 폴스타에 약 6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폴스타는 이번에 투자자 모집을 통해 글로벌 주요 투자자로부터 총 5억 5000만 달러를 유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유럽과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친환경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폴스타는 또 한국 시장에 올해 하반기 진출을 검토 중이다.

SK 관계자는 "폴스타 2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도 지난해 목표치를 크게 웃돈 2만여대를 판매했다"면서 "향후 라인업(제품군) 확대와 함께 연간 10만대 이상 공급하기 위해 중국 공장 증설에 나선다"고 밝혔다.

폴스타는 안전의 대명사로 꼽히는 볼보(Volvo)가 전략적으로 육성 중인 하이퍼포먼스(High-performance) 전기차 제조사다.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북유럽 일부 국가에서 테슬라 동급 모델보다 더 높은 판매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폴스타는 2019년 하이브리드 전기차 '폴스타 1'을 시작으로 지난해 순수 전기차 '폴스타 2'를 유럽과 중국 등에서 출시했으며 뛰어난 성능을 인정받아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폴스타는 '전기차 기술 플랫폼'으로 다른 자동차 브랜드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전기차 기술 패키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글로벌 완성차에 기술 라이선스 판매 사업 모델도 가능하다. SK㈜는 폴스타와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친환경 모빌리티(이동수단) 사업의 전략적 파트너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SK㈜는 글로벌 1위 동박 제조사 왓슨(Wason)과 차세대 전력 반도체 제조사 예스파워테크닉스 등 친환경 미래차 시장 핵심 소재·기술부터 그랩(Grab), 투로(Turo) 등 혁신 모빌리티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왔다"면서 "시그넷 EV 인수와 폴스타 투자 등을 통해 SK㈜는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렌터카, 제주도에 국내 최대 전기차 단지 조성

SK렌터카는 16일 한국전력과 손잡고 제주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단지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와 SK렌터카가 'K-EV 100 협력 사업' 협약을 맺은 16일 이종환 한전 사업 총괄 부사장(왼쪽)과 황일문 SK렌터카 대표 이사가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공사와 SK렌터카가 'K-EV 100 협력 사업' 협약을 맺은 16일 이종환 한전 사업 총괄 부사장(왼쪽)과 황일문 SK렌터카 대표 이사가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전력공사

두 회사는 이날 서울 광진구 워커힐 아카디아에서 'K-EV100 협력사업' 협약식을 갖고 서명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상규 SK네트웍스 사장, 황일문 SK렌터카 대표이사, 이종환 한국전력 사업총괄부사장을 비롯한 양사 관계자 14명이 참석했다.

두 회사는 이 협에 따라 2025년까지 제주도에 전기차 전용 사이트를 조성해 전기차 3000대를 도입하고 7200㎾급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보유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기 원하는 법인을 대상으로 전기차 렌털과 함께 충전 설비 구축까지 지원하는 원스톱 솔루션을 만들 방침이다. 

SK렌터카는 이를 통해 'K-EV100(한국형 무공해차 전환100)' 관련 중점 과제 추진에 나선다. K-EV 100은 한국형 친환경 차 전환 캠페인으로, 민간 기업이 오는 2030년까지 소유·임대 차량을 100% 수소·전기 자동차 등으로 바꾸는 캠페인이다.

두 회사는 또  제주의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되는 전력이 수요를 초과할 경우 신재생 에너지 출력을 제한하는 대신 전기차 충전 시설을 활용할 방침이다. 전기차 인프라를 신재생 에너지의 간헐성과 출력 제한 문제를 해소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 

SK렌터카 관계자는 "한 단지에 전기차 3000대와 아파트 2000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충전 설비가 들어서는 것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기차 메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SK렌터카는 세컨드 브랜드인 '빌리카' 지점 부지 7200평을 전기차 전용 단지로 새로 조성해 연간 제주도 방문객의 10% 수준인 130만명에게 전기차 이용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빌리카는 SK렌터카 제주지점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 운영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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