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화웨이에 취한 조치와 유사하게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반도체 제조장비 판매를 제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 내에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산 소프트웨어기술을 첨단 무기를 개발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최첨단 군사 플랫폼을 개발해 배치하기 위해 국방분야와 민간분야간의 차이를 없애는 '민관 융합(Military-Civilion Fusion)'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는 게 이들 의원들의 진단이다. 최첨단 군사기술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미국의반도체 기술을 빼내려는 중국의 민관융합 전략에 이를 틀억막으려는 미국의 봉소전략이 격돌하는 형국이다.
미국 공화당 소속의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과 마이클 맥콜 하원의원(텍사스)은 지난 15일(현지시각) 지나 라이먼도 미 상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기술로 만든 반도체와 장비를 화웨이에 팔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14나노미터( 10억 분의 1미터)이하의 더 발전한 칩을 설계하는 중국 기업에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번 서한은 중국 톈진 파이튬정보기술과 다른 6개 중국 수퍼컴퓨팅 기업이 중국의 군사 현대화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후 발송됐다.
두 의원은 서한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칩 관련 판매에 관한 금지 사항들 중에서도 전자디자인자동화(EDA) 소프트웨어를 중국의 소유, 영향, 통제하에 있는 최종 기업에 판매하려면 허가를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코튼과 맥콜의원은 서한에서 "워싱턴 포스트가 한 보도에 따르면, 정교한 EDA 소프트웨어 겉으로는 민간 회사인 중국 파이튬 테크놀러지(Phytium)에 판매됐다"면서 "파이튬은 이 소프트웨어를 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극초음속 무기 연구과 시험 시설의 수퍼컴퓨터용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데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두 의원은 "중국유체역학연구개발센터(CARDC)는 상무부 기업 명단에 20여년간 올라 있었다"면서 "파이튬과 중국군 연구, 중국군의 CARDC 판매간의 깊은 관계에도 파이튬은 워싱턴포스트 보도후에 상무부 제재대상에 올랐을 뿐"이라고 질타했다.
코튼 의원 등은 "이처럼 중요한미국의 기술이 인도태평양에서 작전하는 미군들을 겨냥하는 무기 설계에 쓰이도록 허용하는 것은 깊이 걱정된다"고 일갈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파이튬에 대한 수출 제한뿐만 아니라 파이튬에서 디자인한 반도체 칩을 만들기 위해 미국 도구를 사용하는 전 세계 모든 회사가 미국 정부의 산업안보국(BIS)의 허가를 받을 것을 요구했다.
상무부의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서한 내용을 인정하면서, 지난주 중국 수퍼컴퓨팅 개발 기업 7곳이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미국산 기술로 해외에서 만든 칩 제조 장비를 화웨이에 공급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반도체 판매 허가 취득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그 뒤 수출 중단으로까지 전선을 확장했다. 화웨이는 지난 2019년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 우려로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EDA 툴을 화웨이 자회사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하이실리콘(HiSilicon)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 금지조치는 중국공산이 5세대 통신망을 지배하기 위한 반도체를 설계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취해졌다.
블랙리스트는 미국 공급업체의 화웨이 판매를 제한했지만 해외에서 상용화된 칩은 단속하지 않았다. 이에 미국은 화웨이에 대해 추가 제재를 취해 미국의 기술이나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칩과 장비의 수출도 제한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