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고무 가격 5년 내 kg당 5달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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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고무 가격 5년 내 kg당 5달러 간다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5.0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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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증가와 공급부족으로 최근 급등
동남아 인력부족, 기후변화 등으로 생산량 감소

천연고무 가격이 치솟으면서 자동차 업계에서 '타이어 대란'이 벌어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타이어는 천연고무를 원료로 한다. 천연고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라텍스 장갑 수요가 급증한데다 천연고무를 생산하는 동남아 지역의 인력부족과 기후변화에 따른 공급량이 크게 줄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외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에 이어 고무 수급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5년 안에 천연고무 가격은 최고 5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말레이시아 고무나무 농장의 고무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하는 모습. 사진=디엣지마켓.
말레이시아 고무나무 농장의 고무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하는 모습. 사진=디엣지마켓.

■하락다 다시 오르는 천연고무 가격...1년 전의 거의 두 배

천연고무 가격은 최근 다시 오르고 있다.  

2일 아세안고무비즈니스위원회(ARBC)가 수집한 주요국 고무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태국산 고무 STR 20, 인도네시아아산 SIR 20, 말레이시아 SMR 20, 싱가포르 TSR 20, 베트남 SVR 20 등 주요 생산국의 표준 고무 가격은 올들어 3월까지 상승하다 4월 하락했으나 4월 중순 이후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태국산 고무는 1월 평균 kg당  1.5841달러, 인도네시아산 1.6138달러, 말레이시아안 1.5840달러, 싱가포르산 1.5701달러, 베트남산 1.5840달러를 기록했다. 2월에는 각각 1.6591 달러, 1.7256달러, 1.6916달러, 1.6631달러, 1.6577달러로 조금 올랐다.

이어 3월에는 태국산 STR 20이 월평균 1kg당 1.7521달러를 오른 것을 비롯, 인도네시아 SIR 20이 1.7832달러, 말레이시아 SMR 20이 1.7525달러, 싱가포르 TSR 20이 1.7628달러로 올랐고 베트남 SVR 10도 1.7636달러로 상승했다. 

4월에는 평균 가격이 1달러 수준 하락했다. 태국 STR 20이 월평균 kg당 1.6629달러로 내렸다. 인도네시아 SIR 20은 1.6882달러, 말레이시아 SMR 20이 1.6474달러, 싱가포르, TSR 20은 1.6364달러, 베트남 SVR 10은 월평균 1.6737달러를 나타냈다. 

캄보디아 고무농장에서 인부들이 채취한 고무 수액을 모으고 있다. 사진=프놈펜타임스
캄보디아 고무농장에서 인부들이 채취한 고무 수액을 모으고 있다. 사진=프놈펜타임스

수출 가격은 더 뛰고 있다. 캄보디아 프놈펜 타임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천연고무 시장인 중국의 수요 증가에 따라 캄보디아의 고무 수출 가격은 연초부터 뛰었다. 베트남 주요 항구에서 캄보디아산 고무의 평균가격은 5월 현재 t당 1800달러로 1년 전 1400달러에 20% 이상 상승했다고 캄보디아 천연구모 재배회사이사 수출 기업 관계자는 전했다.

시장에선 천연고무 가격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핼시언 애그리 코프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내고 싱가포르의 벤처기업  '앙사나 인베스트먼츠  프라이빗(Angsana Investments Private)' 전무로 있는 로버트 마이어(Robert Myer)는 블룸버그에 "천연고무 가격이 앞으로 5년 안에 최고 5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마이어 전무는 "공급 이슈는 구조상의 문제"라면서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공급부족에 수요 증가, 중국의 사재기가 근본 원인

최근 천연고무 가격 상승은 생산국의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중국이 사재기에 나서고 코로나19로 라텍스 장갑 수요가 급증한데다 중장비 차량용 타이어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과 인도, 유럽연합과 미국 등 주요국 2020년 고무 수입량. 사진=고무생산국협회(ANRPC)
중국과 인도, 유럽연합과 미국 등 주요국 2020년 고무 수입량. 사진=고무생산국협회(ANRPC)

천연고무를 재배하는 동남아 지역의 인력부족, 기후변화로 공급량 감소, 소규모 기업 위주로 수요 증가에 대응하지 못하는 업계 현실 등으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난달 13일 '고무 품귀현상이 자동차 업계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동남아 주요 고무 생산국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제한으로 노동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고무나무는 통상 7년은 돼야 고무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늘더라도 이에 쉽게 대처하지 못하는 등 탄력성이 없다. 프놈펜타임스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캄보디아의 고무 수출은 9987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2.5% 증가했다.그렇지만 생산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고무나무 재배면적은 총 40만4159헥타르지만 라텍스 등을 생산하는 면적은 72%인 29만2497헥타르로 첫 수확도 하지 못하는 미숙성 단계에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각국 정부 주도의 설비 투자가 속도를 내면서 트럭·건설용 타이어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석유화학 기술의 발전으로 합성고무가 생산되고 있지만 내구성 측면에서 천연고무를 따라갈 수 없다. 트럭과 버스 등 대형 차량용 타이어와 라텍스 장갑, 운동화 등 천연고무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제품 수요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사재기도 고무가격 상승으로 지목했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천연고무를 비축하고 있어 2020년에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고무를 수입해 세계 최대 고무수입국에 등극했다. 반면 미국 수입량은 지난해 16%나 급감했다.세계천연고무생산국협회(ANRPC)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544만t의 고무를 수입했다.반면, 인도 104만t, 유럽연합(EU)와 영국 99만t, 미국 85만t의 순이었다.

중국은  테이프와 밴드, 자동차 타이어의 사이드월에 쓰이는 천연고무를 베트남에서 수입해 비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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