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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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퇴 왜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5.0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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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불가리스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다.그는자식들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1950년생인 홍 회장은 창업주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77년 남양유업에서 이사로 시작해 부사장을 거쳐 1990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2003년 회장 취임 이후 '맛있는 우유 GT',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등 히트 상품을 내놨지만 이번에 불가리스 파문까지 잇따르자 취임 18년 만에 회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남양유업은 고 홍두영 명예회장이 1964년 설립했다.

남양유업의 대표 상품 '불가리스'. 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의 대표 상품 '불가리스'. 사진=남양유업

홍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먼저 온 국민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 직원, 대리점주,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홍 회장은 "사태 수습을 하느라 이런 결심을 하는 데까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이며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갈 직원들을 다시 한번 믿어주시고 성원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제가 회사의 성장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2013년 회사의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파문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마약)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홍 회장은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성 상무(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가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것을 물론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상무는 회사 비용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의혹이 제기된 지난달 보직 해임됐다.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는 전날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의를 밝혔다.지난달 13일 남양유업이 '불가리스의 코로나 19 억제효과'를 발표한 지 21일 만이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연구에서 77.8% 저감 효과를 냈다. 발효유 완제품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혀 란이 일었다. 질병관리청이 "사람 대상 연구가 아니다"며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예방 효과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렇지만 발표 당일 일부 편의점과 마트에서는 불가리스 제품 판매량이 급증했고 남양유업 주가는 8% 넘게 급등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15일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식약처는 남양유업이 세포실험 단계에 불과했는데, 제품 전체가 효과가 있는 것처럼 발표했고 학술 목적보다도 홍보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경찰도 지난달 30일 남양유업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홍 회장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갈 우리 직원을 다시 한번 믿어 주시고 성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준환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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