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글라센버그 "중국, 서방 전기차업계 지배"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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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글라센버그 "중국, 서방 전기차업계 지배" 경고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5.1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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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금속을 생산하는 상품광업회사 글렌코어의 이반 글라센버그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각) 중국이 장차 전기차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이 코발트 공급을 확보하지 않으면 중국 경쟁업체들에게 뒤쳐질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다.

이반 글라센버그 글렌코어 CEO.사진=글렌코어
이반 글라센버그 글렌코어 CEO.사진=글렌코어


글라센버그 CEO는  이날 열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자동차미래서밋'에서 "서방 자동차 업체들이 항상 중국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해줄 것으로 의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하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글라센버그는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 공급망의 취약성을 알고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대량의 코발트를 선점했다고 지적했다. 코발트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에 들어가는 필수 금속이다. 

그는 "서방 기업들은 이런 일을 하지 않았다"면서  "그들은 이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믿거나 중국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는데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글라센버그는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중국이 배터리를 수출하지 않고 전기차를 수출하겠다고 한다면 어떤 일이 생기겠냐면서 "어디서 배터리를 구할 것이냐"고 물었다. 중국이 배터리로 다른 나라를 압박할 수 있는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한 대목이다. 

이 같은 그의 경고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공급망이 흔들리고 지난 6개월 동안 코발트 가격이 50% 급등한 현상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구리와 니켈 광산의 부산물로 생산되는 코발트의 연간 세계 생산량은 13만t 정도이며 이 중 60% 이상이 아프리카의 최빈국인 DRC에서 생산된다. 

콩고민주공화국(DRC) 카와마의 구리 코발트 광산에서 한 광부가 산을 오르고 있다. 사진=영국 래칸터닷넷(raconteur.net)
콩고민주공화국(DRC) 카와마의 구리 코발트 광산에서 한 광부가 산을 오르고 있다. 사진=영국 래칸터닷넷(raconteur.net)

중국 기업들은 이미 콩고 코발트 생산의 40% 정도를 지배하고 있으며  서방에서  유일하게 콩고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글렌코어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글렌코어는 DRC 카탕카 지역에 카탕가와 무탄다 구리코발트 광산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카탕가 마이닝과 무탄다 마이닝 자회사를 설립했다.

중국은 코발트 가공 분야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광산에도 직접 투자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13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 배터리 그룹 CATL은 올해 초 중국 기업 차이나몰리브데넘의 기산푸 구리 코발트 광산의 주식 25%를 1억3700만 달러어치를 매입했다.

글라센버그는  글렌코어가 콩고 광산 지분 일부를 서방 자동차 회사에 매각하는 것을 추진했지만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광산의 확보는 좋은 생각이다. 역사상 헨리 포드가 그 일을 했다. 그는 고무 재배지와 브라질의 철광을 공급망으로 묶었다"고 지적했다.

글렌코어는 지난해 2만7000t의 코발트를 생산했으며 올해 생산량은 약 3만5000t으로 예상하고 있다. 콩고의 모스볼 광산인 무탄다에서 새로이 광석을 채굴하면 2만5000~3만t 증가할 수 있다. 글렌코어는 내년까지는 마무리되고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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