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권 정부에 있다'는 문, 낙하산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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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권 정부에 있다'는 문, 낙하산 논란 가열
  • 육도삼략365
  • 승인 2020.01.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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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 그때는 독극물, 지금은 인사권 비판 목소리 높아져

"기업은행은 정부가 투자한 국책은행으로 정책금융기관이라 인사권이 정부에 있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 '낙하산 논란'을 더 가열시키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대통령이 야당시절엔 낙하산 기업은행장을 반대하고선 왜 청와대 낙하산을 임명하느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업은행장에 낙하산 인사를 단행했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기업은행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는 민간은행장 인사까지 정부가 사실상 개입해 관치금융이나 낙하산이라는 평을 받았다"면서 "기업은행은 인사권이 정부에 있어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종원 행장이 자격이 미달하는 인사라면 모르겠지만 경제금융 부문의 경험이 있고, 경제금융 청와대 비서관을 전 정부에서 했고, 우리 정부에서는 경제수석을 했다"며 "IMF상임이사 등을 거쳐 경영 부문에서 손색이 없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은행 노동조합의 윤 행장 출근저지 시위에 대해서도 "내부 출신이 아니라고 비판해선 안된다"면서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기업은행의 발전과 기업은행이 해야 할 중소기업 지원이랄지 그런 역할을 활발히 할 수 있을지를 보는 관점에서 이번 인사를 봐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2013년 기업은행장에 기재부 관료가 내정됐을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관치는 독극물"이라고 지적했지만 이번에는 침묵하는 것을 두고 나온 비판의 목소리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다음에는 내부서 발탁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 사진=윤종원 행장 페이스북
윤종원 기업은행장. 사진=윤종원 행장 페이스북

 

지난 2일 선임된 윤 행장은 노조의 출근저지 시위로 이날까지 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노조는 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발언을 반박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이날 성명서에서 “대통령이 야당 시절 낙하산 기업은행장을 반대해놓고 왜 청와대 낙하산을 기업은행장에 임명하느냐”면서 “이에 대한 답이 빠져있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기업은행장의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내부 출신이 아니라고 반대해선 안 된다는 말은 전제가 틀렸다”면서 “공기업을 권력에 예속시키지 않고 금융을 정치에 편입시키지 말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기업은행의 여신은 시중은행들도 같은 구조로 지원하고 있으며 국책은행보다는 시중은행 성격이 더 강한 곳이라는 점, 윤 행장은 은행업, 금융업 근무 경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는 점을 들었다.

기업은행 노조를 포함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문 대통령이 2017년 대통령 후보 시절 금융노조와 맺은 정책협약서를 제시하면서 청와대와 여당이 외부 인사를 임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낙하산 인사를 임명했다고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과 금융노조가 맺은 '2017년 대선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금융노조 정책협약서'에는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고 전문성을 가진 인사가 임명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보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노조 측은 "기업은행장 임명의 근거가 되는 중소기업은행법은 1961년 제정된 법으로 60년간 객관적인 검증 절차 없이 지켜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정부가 임명절차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왜 지키지 않았는지를 묻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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