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군 방공망 제압능력 강화...AGM-88E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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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중국군 방공망 제압능력 강화...AGM-88E 도입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1.06.1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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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하는 군사력을 보유한 중국군의 침공위협에 직면한 대만이 중국군 방공망 제압 능력을 강화한다. 유사 시 중국 본토 타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대만은 미국에서 중국군의 대만 침공을 저지할 무기를 하나둘 수입하고 있다.장거리 공대함, 공대지 미사일과 장거리 지대지 다연장 로켓에 이어 이번에는 중거리 공대지 대 레이더 미사일을 도입하려고 한다.  바로 AGM-88 고속 대 레이더 미사일(HARM)이 그 주인공이다. 이 미사일은 적 방공망제압(Suppression of Enemy Air Defenses.SEAD)용 미사일이다. 대만은 이 미사일을 운용하기 위해 구형 F-16 A/B 전투기를 모두 최신형 F-16V 블록52형으로 개조하고 있는 중이다. 

대만군이 도입할 최신 중거리 공대지 대레이더공격 미사일 AGM-88E AARGM. 미해군 F/A-18 수퍼호넷전투기가 AGM-88E를 발사하고 있다. 사진=미해군
대만군이 도입할 최신 중거리 공대지 대레이더공격 미사일 AGM-88E AARGM. 미해군 F/A-18 수퍼호넷전투기가 AGM-88E를 발사하고 있다. 사진=미해군

13일 군사 전문 매체 스프레티지페이지와 디펜스블로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은 최근 대만 공군에 향상된 AGM-88E AARGM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국방부가 대만 공군의 F-16 전력강화를 위한 총 1억3800만 달러(약 1529억 원) 규모의 무기 판매 수정 계약을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그 안에 AGM-88 레이더 공격 미사일 50발이 포함돼 있다.

AGM-88E 도입은 대만이 피스 피닉스 라이징2 라는 계획에 따라 2020년 말까지 대만 공군의 F-16A/B를 최신 F-16V로 개량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번 수정계약은 미국 정부가 창구가돼 품질을 보증하는 대외군사판매(FMS)로 진행된다. 1억3800만 달러규모의 FMS 계약 중 6720만 달러가 AGM-88미사일 계약분이고 나머지는 자동지상충돌방지시스템(Auto GCAS) 등이다.

타이완뉴스 등 대만 언론은 이번에 미국이 판매하기로 한 미사일은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대만에 판매한 AGM-88B 고속 레이더 파괴용 공대지 미사일(HARM)보다 최신형인 AGM-88E HARM이라고 보도했다. 스트래티지페이지는 "미 미사일은 호주군이 도입한 것으로 중국이 가장 신경을 쓰는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AGM-88의 성능도 뛰어난데 이보다 더 개량됐으니 중국이 바싹 긴장할 수밖에 없다.

노드롭그루먼이 생산하는 중거리 공대지 레이더 공격미사일 AARGM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는 사진. 노드룹그루먼이 1000발을 인도하고 찍은 기념 사진.사진=노드롭그루먼
노드롭그루먼이 생산하는 중거리 공대지 레이더 공격미사일 AARGM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는 사진. 노드룹그루먼이 1000발을 인도하고 찍은 기념 사진.사진=노드롭그루먼

AGM-88 AARGM은  적의 방공망 파괴를 목적으로 설계된 중거리 대 레이더 공격 공대지 미사일인 AGM-88의 개량형이다. 미국 방산업체 노드롭그루먼이 생산하는 SEAD 작전을 위한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이동식 대공방어(IAD) 표적과 교전할 수 있다. 지대공 미사일을 쏘고 다른 진지로 이동해 다시 공격하는 적 대공방어체계 제압에 효과가 크다.

AGM-88 미사일은 항공기 승무원을 최소한 투입하고서도 표적을 탐지, 공격, 파괴할 수 있다.적의 레이더파를 추적하기 위해 미사일 앞 노즈 부분에 시커가 장착돼 있다. 연기를 내지 않는 고체 연료 추진 방식이며 복합추력 로켓 모터를 달고 있다.

AGM-88E는 전면형상은 비슷하지만 유도통제장치와 시커는 최신형이다. 이 미사일은 브로드밴드 패시브 레이더, 밀리미터파 액티브 레이더, 그리고 이중모드 시커를 장착한다. 패시브 레이더로 대공 레이더가 발산하는 전자파를 추적하고 밀리미터파로 찾아가 파괴하는 미사일이다.

함재기 F/A-18E/F에서 이 미사일을 운용하는 미 해군에 따르면, AGM-88E의 제원은 기존 미사일과 대동소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길이 4.17m, 지름 25.4cm, 날개 너비 1.1m로 꽤크다. 무게는 361kg이다. 탄두중량은 66kg으로 2만5000개의강철 파편과 장약, 레이저 근접신관을 채용했다. 최대 사거리는 180km, 최고속도는 마하 2 즉 음속의 2배속도를 낸다. 

AGM-88B 고속대레이더미사일(HARM)을 장착하고 이륙 대기 중인 대만 F-16 전투기. 사진=디펜스블로그
AGM-88B 고속대레이더미사일(HARM)을 장착하고 이륙 대기 중인 대만 F-16 전투기. 사진=디펜스블로그

대만은 AGM-88E 도입과 별개로 앞서 수입한 AGM-88B형도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언을 통해 2027년까지 수리하고 GPS 수신기, 관성항법장치을 설치하는  개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쑤쯔윈(蘇紫雲) 연구원은 "최신형 AGM-88E 미사일의 판매가 F-16V 시스템에 대한 기술적 고려가 아닌 전략적 균형을 고려해 이뤄진 것"이라면서 "AGM-8E 미사일은 꺼져있는  적 레이더도 추적, 파괴할 수 있어  유사시 중국군의 방공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GM-88E가 도입되면 대만군은 중국군 동부 작전 지구에 배치된 러시아산 방공 미사일 S-400 '트리움프'와 중국판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 불리는 '훙치(HQ)-9' 등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견제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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