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대표가 북핵 문제 해결을 전제로 소형원자로가 북한에 유용한 에너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여전히 핵능력을 개발하고 있어 국제사회가 북한에 비핵화를 촉구하고 있는 현재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동떨어진 구상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전용될 수 있다는 비판마저 나왔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7일(현지시각) 미국 랜드연구소의 수 김 연구원 등의 발언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전제로, 소형 모듈 원자로(SMR)가 산악 지대가 많고 송배전망이 부족한 북한에 에너지를 공급할 유용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 랜드연구소의 수 김 연구원은 이날 RFA에 "송영길 대표는 북한이 소형원자로를 전략생산 등 순수한 민간 목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북한은 이를 핵무기 개발에 전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 김 연구원은 "그렇게 되면 한국은 북한의 핵확산을 도와주는 꼴이 된다"고 비판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올리비아 쉬버 연구원은 "송영길 대표가 북핵 문제 해결을 전제로 이 말을 한다고 했는데 현재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에는 갈 길이 아주 멀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상황은 북한에 소형원자로가 유용하며 이를 북한에 공급할 수 있다는 등의 논의 자체를 할 단계가 전혀 아니라고 지적했다.
쉬버 연구원은 "이번 주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촉구했는데 송영길 대표의 이 발언은 한국 여당과 국제사회가 단절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미국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송영길 대표의 이 구상은 시기상조"라면서 과거 북한에 2개의 경수로를 제공했던 1994년 미북 제네바 기본합의(Agreed Framework)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북한 비핵화를 대가로 북한에 핵전력을 제공한 제네바 기본합의는 실패했고 그 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 역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매닝 연구원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