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 2.4%↑...정부 33조 추경 풀면 물가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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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소비자물가 2.4%↑...정부 33조 추경 풀면 물가폭발?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7.02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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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2.4% 오르며 3개월째 2%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작황 부진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정부가 33조 원 규모의 이른바 '수퍼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많은 돈이 풀리면 소비자물가는 상승 압력을 더욱더 받을 수밖에 없다. 물가가 오르면 소득이 줄어드는 효과를 낳는 만큼 서민들의 가계는 더욱더 쪼들릴 게 확실해 보인다.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사진=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사진=통계청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4% 상승했다. 전달에 비해서는 0.1% 하락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0.6%, 2월 1.1%, 3월 1.5%를 보이다 4월 2.3%를 기록하며 2%대로 올라섰다. 5월 2.6%, 6월 2.4%로 3개월째 2%대를 유지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5월에 비해 0.2%포인트 내렸다.

2분기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이는 2012년 1분기 3.0%를 기록한 이후 최고 상승폭이다.

6월 계란가격이 54.9% 오르면서 물가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사진은 용산 이마트 판매대에 진열된 계란.사진=박준환 기자
6월 계란가격이 54.9% 오르면서 물가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사진은 용산 이마트 판매대에 진열된 계란.사진=박준환 기자

통계청은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6월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년 동월에 비해 10.4%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를 0.82%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달걀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54.9% 오른 것을 비롯, 파 11.3%, 고춧가루 35%,마늘 48.7%, 돼지고기 6.2%, 국산 쇠고기 7.1% 각각 상승했다. 전달에 비해서는 농축수산물 가격은 2% 하락하면서 오름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에 비해 19.9% 뛰며 전체 물가를 0.74%포인트 끌어올렸다.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으로 개인서비스 가격은 2.5% 상승해 전체 물가를 0.83%포인트 높였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인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에 비해 1.5%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과 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에 비해 1.2% 올랐으나 전달과는 같았다.

식품과 전월세 등을 포함하는 생활물가지수 역시 전달과 같고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3% 상승했다. 

집세는 전년 동월 대비 1.4% 상승해 2017년 10월과 11월 각각 1.4% 오른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세와 월세는 각각 1.9%, 0.8% 올랐다. 전세는 2018년 3월 1.9%를 기록한 이후 최대폭 상승이고, 월세는 5월에도 0.8% 뛰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소비심리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개인서비스 가격 오름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농축산물은 공급 회복으로 가격 오름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국제유가도 오름세가 더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3분기에는 소비자물가가 2분기보다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계란값 안정을 위해 수입관세에 관세를 물리지 않는 무관세 적용을 연말까지로 연장했다. 신선란 등 계란 수입에는 8~30%의 기본세율이 적용됐는데 관세를 물리지 않으면 그만큼 가격이 내려간다. 

이 관계자의 말과 달리 최근 유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1일 국제유가는 수요 증가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의 추가 공급 규모 축소 예상으로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섰고 일각에서는 배럴당 80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유가에다 보험료, 운송비 등을 합친 도입단가가 급등해 우리 나라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6월 원유수입액은 55억 2500만 달러로 전년 동월에 비해 159.6%, 전달에 비해 3.7% 증가한 것은 좋은 예이다.

다른 변수도 있다. 바로 정부가 1일 33조 원 규모 추경안을 마련하는 등 확장 재정정책에 나선 것이다.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소비자물가가 한국은행 관리 목표인 2%를 계속 넘을 경우 물가 안정을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 그런데도 통계청 관계자는 "(추경안은 상당 부분이) 이전지출이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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