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에너지 어떤 회사길래 산업부 장관 울산까지 달려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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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에너지 어떤 회사길래 산업부 장관 울산까지 달려갔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7.0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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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차전지 산업발전 전략을 앞두고 이차전지 산업계와 만났는데 한 기업이 주목을 끌었다. 전기차용 배터리를 만드는 삼성SDI 울산사업장을 방문해 '이차전지' 관련 기업 간담회를 가졌는데 이 가운데 '필에너지'라는 조그만 기업이 참석했다. 비상장회사인데다 규모가 작은 회사로 삼성 SDI와 관계가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었다.

필에너지 로고. 사진=필에너지
필에너지 로고. 사진=필에너지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문 장관이 간담회에는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천보, 정관, 이수화학, 일진머티리얼즈, 동일아루미늄,하나기술 등의 대표가 참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활물질을 생산하는 업체로 주가가 21만6000원대이고 시가총액이 4조 7000억 원대에 이르는 회사다. 이수화학이나 일진머티리얼즈도 대기업이다.

천보 또한 유명한 업체다.주가가 18만9000원대인 기업으로 이찬전지 핵심소재인 리튬염을 생산한다.

그런데 필에너지는 비상장사로 2020년 4월1일 설립된 신생회사여서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는  모회사가 삼성SDI에 제품을 납품하는 필옵틱스다. 필에너지는 필옵틱스의 100% 자회사다. 필옵틱스는 2008년 5월 인쇄회로기판 관련 장비와 평판 디스펠리 관련 장비, 부품 등의 제조와 판매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 지난 2017년 6월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이다.

한기수 필옵틱스 대표이사 겸 필에너지 대표이사. 사진=필에너지
한기수 필옵틱스 대표이사 겸 필에너지 대표이사. 사진=필에너지

필옵틱스 설립자는 현 한기수 대표이사로 필에너지의 대표이사다. 그는 한양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SDI에 몸담았다. 강상기 부사장도 삼성SDI출신이다.

필옵틱스는 자회사로 필머티리얼즈, 필옵틱스베트남, 필옵틱스 USA,필에너지를 두고 있다.필옵틱스가 생산하는 제품은 디스플레이 장비, 반도체 장비,이차전지 장비 등이다. 2차전지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자회사가 필에너지다.필에너지는 지난해 2월 필옵틱스가 에너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삼성SDI가 50억 4000만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6만주를 받았다. 필에너지는 2차전지 장비업을 도맡고 있다.

필에너지의 주력 상품 스택장비. 사진=필에너지
필에너지의 주력 상품 스택장비. 사진=필에너지

필에너지가 지난 3월 삼성SDI에 장비 샘플을 공급한 탭 웰딩 장비는 좋은 예이다. 이 장비는 배터리 양·음극에 알루미늄과 구리 탭을 붙이는 장비다.

필에너지는 그동안 삼성SDI에 노칭장비와 스택 장비 등을 납품해왔다. 여기에 탭 웰딩 장비까지 추가된 것이다. 배터리 소재를 적당한 길이로 자르는 공정이 '노칭', 양극재와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쌓는 공정이 '스택'이다.  

스택킹 장비는 이자천지 제족 공정에서 필요한 핵심설비다. 릴 형태의 극판을 언와인딩하면서 생산 기종에 따라 적절한 크기로 절단하고 절단된 양극과 음극을 분리막과 함께 번갈아 쌓아 '젤리 롤'을 제작하고 적층한 젤리 롤의 정렬 상태가 변형되지 않도록 테이프로 고정하는 장비다. 

필옵틱스는 삼성SDI 헝가리 공장 대응을 위해 현지 법인도 설립했다. 헝가리 괴드에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SDI는 1공장 내 생산라인을 추가하고 있다. 2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가운데 지난 2월 헝가리 법인에 9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신규 라인에서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를 적용한 '젠5(Gen5)' 배터리가 생산된다. 니켈 함량을 88% 이상으로 높여 주행거리를 늘린 게 특징이다. 현재 젠5 수율 개선과 제품 검증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SDI는 칼날을 이용한 프레스 노칭장비를 써오다가 젠5 생산에는 필에너지와 공동 개발한 레이저 노칭장비를 사용하기로 했다. 레이저는 프레스 대비 불량률을 낮추고 생산 속도를 높인다.

필에너지는 필옵틱스의 실적을 떠맡고 있는 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필에너지는 지난해 매출액 209억 원을 달성했다. 필옵틱스는 2020년 매출액 1888억 9000만 원, 영업이익 17억 9400만 원을 올렸다.

삼성SDI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경재력을 유지하는 것도 필옵틱스와 필에너지와 같은 기업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자기만의 고유한 기술을 가진 필에너지, 필옵틱스와 같은 기업이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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