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계 다국적 광산회사이자 상품중개회사인 글렌코어가 회장을 바꾼다. 토니 헤이우드 대신 비상임이사인 칼리다스 마드하브페디(Kalidas Madhavpeddi,65)를 새로 임명한 것이다. 글렌코어는 앞서 이반 글라센버그(Ivan Glasenberg) 대신 게리 네이글(Gary Nagle)를 최고경영자(CEO)를 임명했다.
글렌코어는 5일(현지시각) 칼리다스 마드하브페디 비상임이사가 이달 30일자로 새 회장에 임명된다고 밝혔다. 전무가들은 그동안 글렌코어가 내부인사를 회장으로 임명할 것으로 관측해왔다.
지난해 2월 글렌코어 이사회에 합류한 마드하브페디 회장 내정자는 국제 광산업계에서 40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인도 태생인 그는 마드라스의 인도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대학에서 공학과 산업경영학 석사, 하바드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각각 취득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그는 1980년 펠프스 닷지(Phelps Dodge)에 입사해 2006년까지 26년간 일했다. 마지막에 전세계 사업 개발, 인수합병과 탐사 담당 수석 부사장을 지냈다. 그는 이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중국의 몰리브덴 회사인 차이나몰리브데넘(차이나몰리)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그는 차이나몰리에 있으면서 26억5000만 달러에 콩고민주공화국(DRC)의 프리포트맥모란 덴케구리프로젝트 다수지분을 인수하고 앵글로아메리칸의 브라질내 니오븀과 인산비즈니스 인수 등 핵심 인수를 성사시켰다.
마드하브페디는 현재 캐나다 토론토 상장사인 노바골드리소시스, 트리롤리지 메털스, 던디 귀금속의 비상임 이사로 있다.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출신으로 2011년 5월 상장과 함께 이사회에 합류해 2013년 회장에 임명된 토니 헤이우드는 이날 "칼리다스를 후임자로 임명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천연자원 산업계에서 일한 그의 경력과 전세계에서 일한 친숙함은 이번 임명을 위한 뛰어난 경험을 제공한다"고 호평했다.
마드하브페디의 회장 선임은 글렌코어의 정책 방향을 잘 보여준다. 청정에너지 전환기에 세계 최대 연료석탄사업자인 글렌코어는 석탄 자산을 매각한 현금을 니켈과 구리, 코발트 등을 생산하는 데 사용할 계획으로 있다.
마드하브페디는 "세계가 청정에너지와 이동수단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우리의 상품 포트폴리오는 파리기후협약의 목표를 달성하고 에너지와 이동수단 전환을 우리가 돕는데 핵심 열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토니가 지난 8년간 보여준 지도력에 감사를 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드하브페디의 회장 임명은 글렌코어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코발트와 구리 사업에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은 평가했다. DRC내 카탕가 광산을 소유하고 있는 글렌코어는 현재 세계 1위의 코발트 생산 기업이다. 글렌코어는 DRC내 구리와 코발트 개발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