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아은행이 오는 15일부터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각국은 금융기관이 중앙은행에 반드시 예치해야 하는 지급준비율을 조정함으로써 시중 자금 수위를 조절한다. 중국은 지난해 1월, 3월, 4월 총 세 번 지급준비율을 인하했다.
중국 경제 회복세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주춤해지자 지난해 4월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꺼내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더 늘리도록 해 경제를 뒷받침하기로 한 것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9일 홈페이지에서 15일부터 금융기관의 지준율은 0.5%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이로써 금융기관의 평균 지준율은 8.9%로 내려간다.
인민은행 당국자가 '기자 문답' 형식으로 성명과 별도로 올린 설명 자료에 따르면, 이번 지준율 인하로 공급될 장기 자금 규모는 1조 위안(약 177조 원)에 이른다.
이 당국자는 이번 지준율 인하로 금융기관들이 해마다 130억 위안(2조 30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해 더욱 낮은 금융 비용으로 외부에 대출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올해 들어 일부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올라 일부 중소기업이 비용 상승 등 경영 압력에 직면했다"면서 "통화 정책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견지하는 가운데 대수만관(大水漫灌·농경지에 물을 가득 채우는 관개법,물을 대량으로 푼다는 뜻으로 양적 완화를 의미함)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중소기업 지원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향후 계속 온건한 통화 정책을 펴는 가운데 '안정'을 최우선으로 해 유동성이 합리적으로 충족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국무원은 지난 7일 리커창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어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업의 생산과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기준 하향 조정 등의 통화 정책을 적시에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실물 경제,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통상 국무원 회의에서 지급준비율 등 각종 지표의 조정이 예고되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금요일 저녁 이를 공식 발표하는데 이번에도 이 같은 관행을 따랐다.
중국이 지준율 인하에 나선 것은 최근 세계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자국 제조업 분야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