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식시장 주요 지수 소폭 하락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에 비해 5.4% 상승했다. 1`3년사에에 최대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조기긴축 논쟁을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주식시장에서 주요 지수는 기업 실적 호조에도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조금 후퇴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31%,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은 0.3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38% 각각 하락 마감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1`3일(현지시각) 소비자 물가는 전달에 비해 0.9%, 지난해 6월에 비해 5.4% 각각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6월 물가상승률 5.4%는 지난 2008년 8월 이후 13년여 사이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5월에 비해 4.5%, 전달에 비해서는 0.9% 각각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은 1991년 11월 이후 거의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에너지 지수는 24.5%, 식료품지수는 2.4% 각각 상승했다.이중 에너지 원자재 지수는 44.2% 상승했고 에너지 서비스는6.3% 올랐다.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중고 자동차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6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중고차 가격은 5월보다 10.5%, 전년 동월보다는 45.2% 치솟았다. 수요 회복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맞물려 가격이 이상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 활동 재개로 호텔, 항공, 자동차 렌트, 의류, 에너지 등의 가격이 오른 것도 물가상승에 기여했다. 휘발유 가격 지수는 5월보다 2.5%, 지난해 6월보다는 무려 45.1% 각각 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최근 미국의 물가상승이 전환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경제 제한조치 해제에 따른 수요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시각이다.
이날 발표된 물가통계는 최근의 물가상승 압력을 '일시 현상'으로 일축하고 있는 미국 금융당국을 골치아프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중고차와 호텔 숙박료, 여행 경비처럼 지난해에 부진한 부문에서 크게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내년까지는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12일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 조사 결과 미국 소비자들은 향후 12개월간 기대 인플레이션이 4.8%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급등세가 생각보다 더 강하고 오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제롬 파월 Fed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크고 지속적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Fed가 조기 긴축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Fed가 이르면 8월로 예정된 잭슨홀 회의 또는 9월 회의에서 자산매입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