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민감소와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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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민감소와 인플레이션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1.07.1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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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상승 통해 인플레이션 부채질

캐나다는 이민을 받아들여 경제를 키운 나라 중의 하나다. 기자도 캐나다 이민자다. 많은 이민자는 캐나다 경제를 떠받치는 중추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전혀 틀리지 않다.그런데 최근 캐나다에 이민자가 급금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이민감소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 가져올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걱정에 골머리를 앓을 것이라는 캐나다 언론 보도도 나왔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 중앙은행인 BoC 총재가 14일 오전 기준금리 동결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CBC캐나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 중앙은행인 BoC 총재가 14일 오전 기준금리 동결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CBC캐나다

 

캐나다 유력일간지 파이낸셜 포스트에 따르면, 최근년 들어 캐나다는 노동력을 늘리는데 미국보다 더 많이 이민자에 의존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경이 봉쇄된 이후 캐나다 영주권 취득자는 지난해 19만5000명으로 뚝 떨어졌다. 2019년 34만1000명에 비하면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쳤다. 

올들어서는 신규영주권자가 조금 늘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좋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올해 1분기 신규 영주권자는 7만 명으로 지난해 4분기 4만1000명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그런데 이 증가분의 일부는 실제 신규 영주권자가 아니라 학생 신분자이거나 이미 영주 신분을 얻은 이민자들을 전환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이웃나라 미국은 물론 캐나다가 코로나19로 봉쇄된 경제를 재개하려고 하는 시점에 이민자 감소와 이에 따른 노동력 공급 감소가 경제에 줄 충격은 그리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바로 인건비 상승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선임 캐나다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포스트에 "경제활동 재개시점에 적은 이민자 유입은 임금 상승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캐나다 중앙은행인 뱅크오브캐나다(BoC),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아근로자 고용을 위해 임금을 올리면 이는 상품 가격 인상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이는 결국 인플레이션을 더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캐나다독립기업연합회((Canadian Confederation of Independent Business) 6월 통계에 따르면 기업들의 걱정은 숙련,비숙련 근로자 할 것 없이 인력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BMO캐피털마켓츠의 살 구아티에리 선임 이모코노미스트는 "이것이 BoC나 센선스가 생각하는 것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갈 것이라고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 캐나다 여성이 14일 토론토 BMW 주차장에서 차량에서 나와 걸어가고 있다. 캐나다에서 자동차 가격은 지난해 5% 오르면서 전체 물가상승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사진=CBC캐나다
한 캐나다 여성이 14일 토론토 BMW 주차장에서 차량에서 나와 걸어가고 있다. 캐나다에서 자동차 가격은 지난해 5% 오르면서 전체 물가상승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사진=CBC캐나다

캐나다통계청은 지난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6%로 10년 사이에 가장 높았다고 14일 발표했다.  통계청은 주거비와 차량비, 식품과 에너지, 소비재 등 모든 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BoC는 이날 0.2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BoC는 인플레이션은 일시 요인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한다. 이를 테면 소비재 수급 불균형, 공급 병목현상, 휘발유 가격 상승이나 전년 동기의 낮은 가격과 비교한 기저효과 탓이라는 것이다. BoC는 또 고임금은 더 많은 노동자를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여 경제회복을 지속하게 하는 유인이 된다면서 환영하고 있다.  게다가 올가을 학교가 문을 열고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면 노동자들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노동시장 침체는 이미 완화되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캐나다의 고용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해 불과 1.5% 범위 이내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4.5%다. 이는 곧 올해 경제가 다시 문을 열면 근로자 채용을 위해 기업들의 임금 인상 경쟁이 벌어질 것임을 예고한다. 임금상승은 물가를 더 끌어올릴 것임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적정한 인플레이션은 경제엔 득이 되지만 과도한 인플레이션은 독이 된다. 자산가치를 하락시키고 구매력을 떨어뜨리게 마련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 임금상승은 근로자이자 소비자인 캐나다인들에게는 달가운 소식이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골치아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골칫거리를 해소하는 방안 중의 하나가 이민자를 수혈해 노동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리라. 그런 측면에서 캐나다 연방정부가 이민관련 대책을 내놓기를 기대해본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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