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커피벨트 서리, 커피가격급등'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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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커피벨트 서리, 커피가격급등'날벼락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7.24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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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가격 7년 사이 최고치...한 주동안 30%이상 상승

브라질 커피벨트를 강타한 서리가 세계 커피시장에 커피가격 급등이라는 날벼락을 던졌다. 수확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면서 커피 선물 시장에서는 아라비카종 커피 가격이 7년 사이 최고치로 치솟았다. 파운드당 2달러 이상 수준까지 올랐다.

문제는 이번 서리로 커피 나무가 죽으면서 앞으로 몇 년간 수확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최대 커피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브라질이 지난해 100년 만의 최악의 가뭄에 이어 올해 서리로 커피나무가 마르거나 죽는 피해를 입으면서 앞으로 수확량 감소가 계속된다면 커피 가격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독일과 일본의 대형 마트들은 커피 가격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브라질 커피 농부가 커피를 따고 있다. 브라질 커피나무들은 지난해 최악의 가뭄에 이어 올해는 서리로 큰 피해를 입었다.사진=더타임스
브라질 커피 농부가 커피를 따고 있다. 브라질 커피나무들은 지난해 최악의 가뭄에 이어 올해는 서리로 큰 피해를 입었다.사진=더타임스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각) 브라질 최대 커피 재배지역 서리로 내년 수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얼어붙게 하는 기온으로 파라냐, 상푸울루, 미나스제라이스주 등 브라질 커피 벨트 지역에 서리가 내리면서 수확 감소 우려를 낳아 커피 가격을 근 7년 사이에 최고치로 치솟게 했다고 FT는 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 21일 서리 탓에 커피 가격이 6년 반 만에 근 13% 상승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뉴욕 선물시장에서는 아라비카종 선물가격은 파운드당 2달러를 넘어서 2014년 10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FT는 이번주에만 커피가격은 30%이상 오르면서 올들어 60% 상승했다면서 이 때문에 로스팅업체와 수퍼마켓 등은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커피는 23일 파운드당 1.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파운드당 2.051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2.09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커피 선물가격은 올들어 45.21% 상승했고 지난 1년 동안은 무려 67.1%나 올랐다.

22일에는 10%(0.177달러) 오른 파은드당 1.9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기준 상승률로는 2014년 초 이후 최고치다. 9월 인도분은 이번 주 한 주동안 약 20% 상승한 가격에 거래됐다. 이들 들어 총 21% 상승했는데 이번 주에 모두 다 오른 것이다.

미국 뉴욕 ICE선물거래소 커피 가격 추이.23일자는 커피 9월 인도분 선물가격. 사진=CNBC
미국 뉴욕 ICE선물거래소 커피 가격 추이.23일자는 커피 9월 인도분 선물가격. 사진=CNBC

커피 중개상들은 서리는 예상보다 심해 일부 지역에는 기온이 영하 5도까지 내렸다고 입을 모았다. 지나해 100년 만의 최악의 가뭄 타격을 받은 데 이어 올해 극심한 서리 피해를 입으면서 브라질 커피 생산능력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 기상청에 따르면, 20일 내린 서리로 미나스 제라이스주 기온은 섭씨 영하 1.2도까지 내려갔다. 미나스 제라이스주의 세라도 지역에서 100헥타르의 커피를 재배하는 한 농부는 로이터통신에 "커피 나무가 뿌리까지 말라서 8만 그루를 뽑아야 한다"고 하소연했다.이 때문에 그는 내년 커피 수확량이 예년 5500백에서 약 1500백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질 사우스 미나스의 커피 중개상인 티아고 카자리니(Thiago Cazarini)는 로이터에 "수출업체와 농업전문가들이 1차로 예측한 결과 내년 수확량이 100만~200만 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브라질 커피 수확량이 5~10%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면서  서리 피해는 더 나쁠 수 있으며 농가의  나무 가치치기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가뭄에 이어 서리로 나무가 죽어버린 브라질 커피 농장 전경. 사진=블룸버그
가뭄에 이어 서리로 나무가 죽어버린 브라질 커피 농장 전경. 사진=블룸버그

만약 피해가 광범위하면 농가는 나무 가지를 심하게 쳐야 하는 데 이는 곧 수확량 감소를 예고하는 것이다.  라보뱅크의 카를로스 메라는 FT에 "남 미나스와 모기아나의 핵심 커피재배 지역은 더 공격적으로 가지를 잘라야 할 것이며 이는 내년에 숙확을 하지 못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가지를 치지 않는다고 해도 서리는 내년 수확을 위한 개화기에 영향을 주게 마련이며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 높인다고 FT는 지적했다. 어린 커피나무는 다른 나무로 대체해야 한다. 이는 곧 앞으로 3~4년간 생산성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메라는 덧붙였다.

문제는 다음주에 서리가 한 차례 더 올 것이란 일기예보가 나왔다는 점이다. 커피 중개상들은 가격 급변동에 대비하고 있다. 기온이 조금 변해도 나무 피해 수준에 넘청난 차이를 낼 수 있다고 중개상들은 말한다. 커피 농가와 수출업체들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다면 값은 더 뛸 수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컨테이너 부족에 따른 운송난에 이어 서리까지 겹치면서 경제활동 재개 후 수요가 커지고 있는 커피 시장은 원두 가격이 오를 일만 남겨 놓은 것으로 보인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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