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관 1조에 RES프랑스 인수...친황경 통큰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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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동관 1조에 RES프랑스 인수...친황경 통큰 베팅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8.1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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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친황경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1조를 투자해 프랑스 기업을 인수한다.  한화솔루션이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RES프랑스를 1조 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한화그룹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조(兆) 단위 인수합병(M&A)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감하게 투자해 풍력과 태양광을 앞세운 글로벌 그린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의 구상의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프랑스 아비뇽의 RES 본사 사무실. 사진=RES프랑스
프랑스 아비뇽의 RES 본사 사무실. 사진=RES프랑스

한화솔루션은 9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RES프랑스 지분 100%를 7억2700만 유로(약 9843억 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화솔루션은 RES프랑스의 개발·건설관리 부문과 5GW 태양광·풍력발전소 개발 사업권(파이프라인) 인수를 위한 계약 절차를 오는 10월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은 한화그룹 계열사로 산하에 케미칼, 큐세르, 첨단소재, 갤러리아 등을 두고 있다. 그룹 지주회사인 한화가 36.3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1999년 설립된 RES프랑스는 세계에서 명성이 높은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영국 RES그룹의 100% 자회사다. 최근 5년간 프랑스 정부의 프로젝트 수주 물량 기준으로 10위권에 드는 업체다.  현재 전세계에서 운용중인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 장치 자산은 7.5기가와트(GW)이다,. 

RES프랑스의 대주주인 영국 RES그룹은 세계 최대 육상과 해상 풍력과 태양과 에너지 저장, 송배전 분야 최대 기업이다.

영국 RES그룹이 운영하는 호주 무라와라(Murra Warra) 해상 풍력단지 장관.사진=RES그룹
영국 RES그룹이 운영하는 호주 무라와라(Murra Warra) 해상 풍력단지 장관.사진=RES그룹

RES그룹은 지난 4월 신규 사업자금 확보를 위해 RES프랑스를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로이터통신은 당시 유력 인수 후보로 프랑스 최대 에너지기업인 토탈과 대형 건설기업인 빈치, 독일 최대전력회사인 RWE 등을 꼽았다. RES프랑스는 부지를 확보한 뒤 인허가를 거쳐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짓는 '그린필드'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프랑스에서 탄탄한 지역 네트워크와 개발 사업 역량을 갖춘 RES프랑스를 노리는 회사가 많았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사장. 사진=한화그룹
김동관 한화그룹 부사장. 사진=한화그룹

한화솔루션은 프랑스·독일 대형 기업에 비해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1조 원에 육박하는 거액을 투자해 인수에 성공했다. 한화솔루션은 올초 유상증자로 1조3500억 원을 확보했다. 이어 한화그룹은 지난 5월 산업은행과 향후 5년간 최대 5조 원의 자금을 저리로 빌릴 수 있는 '그린에너지 육성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 협약을 맺었다. 이 자금이 RES프랑스 인수 실탄이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솔루션이 RES프랑스를 인수한 것은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고, 신규 진출을 추진 중인 풍력발전 역량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사업 부문인 한화큐셀은 프랑스 내 탄탄한 네트워크와 개발 사업에 특화된 역량을 갖춘 RES프랑스를 앞세워 유럽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한화큐셀은 전 세계에서 10GW(기가와트)의 재생에너지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RES프랑스 인수가 완료되면 한화큐셀의 발전 시설용량은 15GW로 늘어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태양광 모듈을 주력 시장인 독일뿐 아니라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에도 안정되게 공급할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다.

RES프랑스는 한화큐셀이 태양광에 이어 신규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풍력발전에도 강점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이번 인수로 태양광 판매처 확보는 물론 풍력발전으로 사업영역 확대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한화 측은 과감한 투자에도 RES프랑스 인수에 따른 효과가 투입자금 대비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가 다른 유럽국가 대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춰 태양광·풍력발전의 안전성과 수익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일조량이 풍부한 남부는 태양광 발전시간이 하루 5시간에 이른다. 북부는 북해에 면해 있어 풍력 발전을 위한 최적의 자연 조건을 갖췄다.

김희철 한화큐셀 사장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세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면서 "큐셀은 앞으로 프랑스 재생에너지 시장에 과감하게 진출해 프랑스 에너지 전환에 크게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한화솔루션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2조7755억 원을 기록했다고 7월2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9564억 원) 대비 42% 증가한 수준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1분기(2조4043억 원)와 비교해도 15.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211억 원으로 전년 동기(1285억 원)에 비해 72% 늘어났지만, 전분기(2546억 원)보다는 13.1% 줄었다.

한화 지분은 김승연 회장이 22.65%, 에이치솔루션 5.19%, 김동관 한화솔류션 대표이사 사장이 4.44% 등 주요주주가 39.11%를 보유하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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