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신화 만들고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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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신화 만들고 떠나다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1.1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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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엔으로 시작 123층 마천루 세우고 19일 숙환으로 별세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19일 세상을 떠났다. 신 명예회장은 유통, 제과, 호텔, 식품을 넘어 석유화학 분야로 영역을 넓히며 롯데를 국내 재계 5위 그룹으로 만들었다. 한국 유통산업의 토대를 마련하고 세계 수준으로 발전시킨 기업가로 평가받는다. 

신격호 롯데명예 회장.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신격호 롯데명예 회장.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신 명예회장은 주민등록상으로는 1922년생으로 만 97세지만, 실제로는 1921년생으로 99세다. 슬하에 2남 2녀를 뒀다.

신 명예회장은 2015년 7월 장남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면서 경영 일선에서 퇴진했다. 2016년 호텔롯데 대표와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 사내이사에서 물러났고, 2017년에는 롯데쇼핑·롯데건설(3월), 롯데자이언츠(5월), 일본 롯데홀딩스(6월), 롯데알미늄(8월) 이사직을 내려놓았다.

롯데그룹은 19일 신 명예회장이 이날 오후 4시20분쯤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발표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롯데그룹은 같은 날 서울 송파구 롯데코서트홀에서 영결식을 가질 계획이다.

그는 일제 강점기인 1922년 경상남도 울산 삼남면 둔기리 빈농 집안의 5남 5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1941년 사촌형이 마련해 준 노잣돈 83엔을 들고 1942년 20세에 울산에서 일본 시모노세키행 배를 탔다. 그는 와세다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했다. 그의 일본 이름은 시게미츠다케오(重光武雄)다.

1948년 일본 도쿄에서 껌 제조사 ㈜롯데를 세웠고 초콜릿, 캔디, 아이스크림, 비스킷 등으로 확장, 종합제과업체로 키워냈다. 1966년 한·일 수교로 투자의 길이 열리자 사업을 국내로 확장해 1966년 롯데알미늄을,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1989년 7월 롯데월드 개막식에 참석한 신격호 롯데명예회장. 사진=롯데그룹/아사히신문
1989년 7월 롯데월드 개막식에 참석한 신격호 롯데명예회장. 사진=롯데그룹/아사히신문

그는 또 서울 소공동에 롯데호텔, 롯데쇼핑센터, 롯데백화점, 롯데칠성음료, 롯데삼강(현 롯데푸드) 등을 지어 호텔업과 유통업을 확장했다. 평화건업사(현 롯데건설)와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을 인수해 건설과 석유화학사업에도 진출했다. 2017년 초에는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도 개장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징역 3년을 선고하고 건강상태를 염려해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일본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신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소개하고 당대에 한일 양국에서 10조엔의 재벌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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