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력 완성 북한군, 물자방출·복무단축·민수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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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력 완성 북한군, 물자방출·복무단축·민수전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1.09.02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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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미래전략연구위원장 KDI 북한리뷰 기고문서 주장

북한군이 하고 있는 전쟁예비 물자 방출, 군복무 단축, 군수시설의 민수전환 등 세 가지 조치들은 경제회복을 위한 것이자 북한의 핵능력 강화에 따른 인식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 미래전략연구위원장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북한경제리뷰 8월호에 실린 '북한경제의 회생을 위한 북한군의 조치' 보고서에서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가 지난 6월과 8월 북한군의 전쟁예비물자 방출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 뒤 안내판에는 북한의 자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이라고적혀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 뒤 안내판에는 북한의 자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이라고적혀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과거에도 북한은 전쟁예비물자 방출을 실행한 적이 있었지만 북한 매체가 이러한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례의 현상이다. 

조남훈 위원장은 우선, 이를 김정은식 '애민정치'를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북한이 현재 식량과 물자 부족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진단했다.

조 위원장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장기간의 전면전에 필요한 전쟁예비물자를 더 이상 비축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에 따른 결과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제대를 앞둔 인민군의 복무기한을 줄인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선 이들 인력을 민간분야에 재배치해 민간에 젊은 노동 인력을 공급하고 인민경제를 지원하려는 의도를 반영한다고 그는 평가했다.

남북 군사력 현황. 사진=2020 국방백서
남북 군사력 현황. 사진=2020 국방백서

북한은 그동안 남한에 대한 재래식 무기의 열세를 병력 수 우세를 통해서 상쇄한다고 보고 128만 명에 이는 대규모 병력을 유지해왔다. 이는 한국(55만5000명)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 핵개발로 대미, 대남 억제력이 향상됐다고 믿는 북한은 대규모 병력 유지의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를 취했을 것으로 조 위원장은 진단했다. 북한은 2006년 10월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여섯 차례 핵실험을 벌여 핵무기를 개발했고 이후 소형화와 미사일 탑재 등을 추진해왔다. 북한은 대륙간탄도탄(ICBM)급인 화성-15형과 호성-14형은 물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사거리 1900km인 북극성 3호 등 핵무기 투발 가능 미사일을 개발하거나 작전배치했다. 

반면, 한국은 핵 무기가 없으며 탄도미사일도 사거리 800km인 현무와 일부 순항미사일 외에는 없는 실정이어서 비대칭 무기에서 큰 불균형이 생기고 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2월 북한이 남성의 군 복무기간을 현행 9~10년에서 7~8년으로, 여성의 군 복무기간을 현행 6~7년에서 5년으로 줄이고 더 많은 젊은 노동력을 경제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또 북한의 군수공장이 경제지원을 위해 민수제품을 생산하거나 민수공장에 대한 기술지원을 추진함에 따라 북한의 재래식 무기 생산이 감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역시 북한의 핵무력 완성 그리고 새로운 국가전략노선 실행에 따라 재래식 무기의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국방부의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한 전차와 장갑차 수는 2014년 각각 4300대, 2500대이후 정체돼 있다.

북한군 전차와 장갑대 보유 대수 추이. 사진=한국 국방백서
북한군 전차와 장갑대 보유 대수 추이. 사진=한국 국방백서

그는 그러나 "전차나  장갑차가 생산되지 않았다고 해서 해당 무기를 생산하는 군수공장이 전혀 가동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면서 "전차와 유사한 다른 무기체계가 해당 공장에서 생산될 수 있고 실제로 이런 일이 북한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북극성 2호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동식 발사대(TEL)는 '폭풍호 전차' 차대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류경수 전차공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조 위원장은 전했다.

조 위원장은 선군정치 시대와 달리 김정은 시대에는 민수경제에 대한 북한군의 지원 역할이 특별히 강조되고 있다며 이러한 조치는 북한경제의 회복과 발전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계속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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