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물가 또 연중 최고 2.6%…연간 2%대 고물가 시대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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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물가 또 연중 최고 2.6%…연간 2%대 고물가 시대 가시화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9.02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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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공업제품 가격이 크게 오르고 농축수산물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모두 오르면서 8월 소비자물가가 연중 최고치인 2.6%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로써 소비자물가는 5개월 연속으로 2%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7년 1∼5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사진=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사진=통계청

이런 속도라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부의 2% 물가안정목표를 크게 웃돌면서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 상승) 대란이 예상되고 있다.올해 1~8월 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인 2%까지 치솟았다. 정부가 지난 6월 말 발표한 물가상승률 전망치 1.8%는 지킬 수 없는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를 넘으면 지난 2012년(2.2%) 이후 9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 된다. 

■5개월 연속 2%대 넘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통계청은 2일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9(2015년=100)으로 1년 전보다 2.6% 상승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0.6%), 2월(1.1%), 3월(1.5%) 등으로 점차 폭을 키우다가 4월(2.3%)에 처음 2%대로 올라섰고, 5월에는 9년 1개월 사이에 최고 상승률인 2.6%를 기록했다. 이후 6월(2.4%)에는 상승률이 소폭 낮아졌으나 7월과 8월에 연이어 연중 최고치인 2.6%를 찍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가 회복하면서 수요 측면 상승 압력이 확대된 가운데 농축수산물과 국제유가 등 공급 측면 상승 요인이 예상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변동성이 큰 석유류와 농산물을 제외해 물가 기조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1.8% 올라 2017년 8월(1.8%) 이후 최대 상승했다. 1%대 상승률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식료품과 에너지 제외지수는 1.3% 상승했다. 2018년 6월(1.3%)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다.

생활물가지수는 3.4% 올라 전월(3.4%)에 이어 두달 연속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신선식품지수는 4.1% 올라 전월(7.3%)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계란값이 급등하면서 농축산물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6일 서울 용산 이마트에 진열된 계란. 사진=이정숙 기자
계란값이 급등하면서 농축산물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6일 서울 용산 이마트에 진열된 계란. 사진=이정숙 기자

품목별로는 공공서비스를 제외하고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집세, 개인서비스 등이 일제히 올랐다. 폭염 등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은 7.8% 올랐는데 1년 전과 비교해 달걀(54.6%), 시금치(35.5%), 고춧가루(26.1%), 쌀(13.7%), 돼지고기(11%) 등의 오름폭이 컸다.

이 중 달걀은 올해 1월(15.2%)부터 8개월 연속으로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공업제품은 3.2% 올라 2012년 5월(3.5%)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였으나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라 4월부터 2% 넘게 오르고 있다. 경유(23.5%), 휘발유(20.8%) 등 석유류가 21.6% 상승했고 가공식품도 2.3% 올랐다.

집세는 1.6% 상승해 2017년 8월(1.6%)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월세는 0.9% 올라 2014년 7월(0.9%) 이후 7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고, 전세도 2.2% 뛰어올랐다.

개인서비스는 2.7% 상승했고 외식물가는 2.8% 상승했다.

■재난지원금과 추석효과로 연간 물가상승률 2% 넘을 수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면서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 관리 목표인 2%를 넘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을장마로 폭우가 지속되는 등 날씨요인과 추석 명절요인이 농축수산물 가격 등을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해 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원자재 값 오름세에 따른 공산품 등의 연쇄적인 가격 인상, 백신접종 확대 등에 따른 수요측 상승 압력 등도 인플레 압력을 높이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9월부터 지급하는 10조 원대 재난지원금도 물가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2.0%대 미만을 기록하려면 앞으로 남은 4개월 간 월간 상승률이 2.0% 미만이어야 가능하다. 현재 추세로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수정 경제전망(2021년 8월)'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종전 1.8%에서 2.1%로 0.3%포인트 올려잡았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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