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글로벌호크 3대 도입 빨간불...성능과 고비용 문제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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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글로벌호크 3대 도입 빨간불...성능과 고비용 문제 불거져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1.09.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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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3대를 도입하려는 계획이 큰 걸림돌에 걸렸다. 글로벌호크가 20km 이상의 높은 고도에서 장시간 체공할 수 있지만 공격에 취약한데다 미국이 운용을 중단하기로 함으로써 일본의 운영 유지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본이 3대를 도입할 계획인 고고도 정찰기 '글로벌호크'. 고비용 등의 문제로 일본에서는 도입재검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미공군
일본이 3대를 도입할 계획인 고고도 정찰기 '글로벌호크'. 고비용 등의 문제로 일본에서는 도입재검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미공군

일본의 유력 일간지 아사히신문은 12일 '미국제 구식 정찰기를 비행시키려는 일본의 계획은 여전히 허락받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상자위대가 이번 회계연도나 그 이후에 글로벌호크를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벌어진 일들은 이 항고익가 이런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듯하다며 이같이 전했다.  방위성 고위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이 항공기가 2021회계연도 말에 일본에 배치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지지통신은 지난해 8월13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일본 주변의 안보환경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어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면서 최적의 방위력을 정비하는 방향으로 방위장비 조달계획이 재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고 이틀뒤 미국 포브스도  '일본이 갑자기 자국의 거대한 정찰 드론에 별로 확신을 하지 못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이 글로벌호크 구매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글로벌호크 고고도 정찰능력 보고 선택"

일본 정부는 당초 미국 정부의 대외군사판매(FMS) 절차에 따라 내년 중 RQ-4 글로벌호크 3대를 도입, 북한의 핵·미사일 동향과 동중국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등 외딴 섬 지역에 대한 경계·감시임무에 투입할 계획이었다. 일본은 현재 센카쿠 열도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글로벌호크는 지대공 미사일의 사거리 밖인 지상 20km 상공에서 특수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으로 지상의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 위성급의 무인정찰기이다.

글로벌호크는 길이 14.5m, 날개 너비 39.9m,높이 4.64m로 꽤 크다. 연료와 무기를 싣지 않은 자체 중량(공허중량)이 6.78t, 최대 이륙중량은 14.63t이다. 이 때문에 많은 장비와 연료를 실고 오래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강력한 롤스로이스제 엔진 덕분에 최고 속도 시속 629 km, 순항속도 570km를 자랑한다. 초음속 비행을 하지 못한다. 

2011년 5월26일 노스다코타주 그랜드포크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글로벌호크를 병사들이 견인하고있다. 사진=미공군
2011년 5월26일 노스다코타주 그랜드포크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글로벌호크를 병사들이 견인하고있다. 사진=미공군

한번 떠서 38∼42시간 작전 비행을 할 수 있다. 레이더 탐지거리는 100여km다. 작전 반경이 3000km 이르러 일본의 정찰 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하다.

일본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한 직후인 2014년 11월 글로벌호크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2020회계연도 예산에 글로벌호크 도입비용으로 613억 엔을 배정했다. 1호기와 2호기는 각각 지난 4월과 6월에 시험비행을 했다.  

글로벌호크는 비상 시 장시간 감시업무를 수행하지만 조종사의 위험과 일본 열도 주변의 사진 촬영과 전자정보 수집 업무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미국의 운용중단, 2조 6000억 원대 운용유지비 부담

문제는 미국이 글로벌호크 운용중단 결정을 내린 것이다. 미국은 지난 7월21일 2020회계연도 예산안에서 글로벌호크 블록30형 20대의 운용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기에는 부적합다는 게 이유였다.중국은 강력한 지대공 미사일과 전가기파 무기를 개발하고 있고 글로벌호크 블록30은 외부세력의 위협을 받을 경우 작동을 하도록 설계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초음속 비행을 하지 않아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될 위험이 있고 전자전 공격에 취약하다.

게다가 공격 능력도 없다. 아울러 잠재 적국 영토 내부를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유사 시 대만해협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일본 정부를 고민하게 하는 것은 비용이다. 일본 방위성은 글로벌호크를 20년간 운용할 경우 도입 비용 외에 20년간 2474억 엔(2조6438억 원)의 유지 보수비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평균 120억 엔(약 1281억 원)을 20년간 투입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방위성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미국의 블록30형 퇴역은 부품 조달이 어렵게 돼 유지운영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도입비용도 당초 도입결정 당시 예상한 510억 엔(약 5447억 원)에서 2017년 8월께 629억 엔(6718억 원)으로 25% 상승했다. 단종된 부품을 대체하기 위한 부품 개발비용이 불어난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일본 방위성 규정에 따르면, 고가 무기 가격이 15% 상승하면 구매계획은 재검토돼야 하고 25% 상승하면 구매가 취소돼야 한다.

글로벌호크를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조달하는 것도 비용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FMS 방식으로 택하면 일본은 미국에서 직접 무기를 살 수 있지만 미국이 제시하는 가격을 그대로 수용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일본 방위성은 운용비 상승 가능성을 감안해 정부와 집권여당이 글로벌호크 통합 계획을 철회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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