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지분매각, 손태승 회장에겐 새로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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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지분매각, 손태승 회장에겐 새로운 기회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9.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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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안으로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어 우리금융이 완전한 민영 은행으로 탄생할 수 있을 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분 구조상 완전한 민간 은행이 되는 것은 물론 정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금융그룹이 인수합병 등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그룹 로고. 사진=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 로고. 사진=우리금융

정부는 외환위기 때 우리은행 부실이 계속되자 지난 2001년 예보를 통해 약 12조 8000억 원의 공적자금을 우리금융에 투입했다. 현재 우리금융 주주로는 예보와 국민연금, 우리사주조합, 노비스1호(IMM PE),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동양생명, 한화생명 등이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는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의 보유 지분 가운데 최대 10%를 연말까지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예보는 앞서 지난 9일 잔여지분 매각 공고를 냈다.

예보는 올해안으로 매수 대상자를 모집, 매각 예정 가격을 웃도는 입찰자 중 가격 순으로 희망 가격과 물량대로 여러 명에게 매각하는 희망 수량 경쟁입찰 방식을 택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 2016년 과점 주주에게 지분을 매각한 방식과 같은 것이다.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율은 6월 말 기준 15.25%(1억1015만9443주)다. 예보는 앞서 지난 4월9일 1444만5354주를 팔아치워 지분율이 지난해말 17.25%에서 2%포인트 낮아졌다.

10%를 매각하고 나면 예보 지분율은 5.25%로 낮아져 최대 주주 지위를 상실한다. 대신 최대 주주는 9.8%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된다. 우리금융그룹 우리사주조합은 8.75%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등극한다.

이밖에 노비스1호는 5.62%,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동양생명은 각각 3.75%를 보유하며, 한화생명은 3.18%를 보유한 주주가 된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우리금융그룹

지분율만 보면 사실상 금융당국이 여전히 좌지우지하는 지배구조가 그대로 존속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KB금융지주 등 대부분의 금융지주 회사들에서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 있으면서 금융당국이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면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금융지주사들이 회장 선임 때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렇더라도 예보 지분이 줄어들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향후 행보는 좀 더 가벼워질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를 받았으나 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하면서 무거운 짐을 내려놨다. 한결 홀가분한 마음인 손 회장은 민영화가 이뤄진다면 그룹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증권사나 보험사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수 있다. 우리금융의 외형 성장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손 회장은 지난 9일 예보의 잔여지분 매각 공고 직후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번 매각과정에 적극 협력해 '완전민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실현해 그룹 가치를 더욱 높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손태승 회장은 지난 8월 자사주 5000주를 추가매입한 이후 지난 13일에 또 5000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총 9만8127주의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손 회장은 또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하반기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계속할 방침이다. 그는 ESG경영을 강화하고 ESG 기업문화 확산을 위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나부터 시작하고 우리가 함께하는 으쓱(ESG) 캠페인’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주가 상승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금융계와 투자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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