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 업체 스페이스X는 18일(현지시각) 4명의 민간 우주인으로 구성된 '인스퍼레이션4'가 탄 '크루 드래곤(Crew Dragon)' 우주선을 사흘 만에 무사히 귀환시켰다.
스페이스X 트위터에 따르면, 인스퍼레이션4를 태운 크루 드래곤 캡슐은 18일 오후 7시 6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인근 대서양 해안에 착륙했다.
앞서 전문 우주비행사 없이 민간인 4명만 태운 크루드래건은 지난 15일 오후 8시께 발사됐다. 3시간 후 크루드래건은 국제우주정거장(420㎞)보다 더 높은 575㎞ 궤도에 무사히 진입했다. 최고 고도는 585㎞였다. 이후 사흘간 시속 2만7359㎞로 지구를 선회했다.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크루드래건은 대기로 진입한 뒤 목표 고도에서 4개의 대형 낙하산을 펼치고 무사히 착수(着水)했다
탑승한 자레드 아이작먼은 캡슐에서 "스페이스X에게 감사한다. 즐거운 우주여행이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캡슐이 대서양에 착수한 후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캡슐을 구조선에 실었고, 승무원들은 착륙 후 손을 흔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캡슐에서 나왔다. 승무원들은 헬리콥터로 배에서 나사의 케네디 우주 센터로 향했다. 케네디 우주 센터는 착수 장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일론 머스크도 우주선의 착수 직후 축하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아이작먼을 비롯, 조종사 시안 프록터, 의료 장교 헤일리 아르세노, 임무 전문가 크리스 셈브로스키가 탑승한 우주선은 국제우주정거장(ISS) 위 590km의 높은 고도에서 지구를 선회했다. 이는 지난 몇 년 동안 사람이 지표면으로부터 가장 먼 우주를 여행한 것이다. 자유비행을 한 이 캡슐은 ISS와 도킹하지 않고 하루에 15바퀴 이상 지구를 돌았다.
인스퍼레이션4는 드래곤 우주선의 넓은 '큐폴라' 창으로 넓은 우주와 지구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주 비행사들이 궤도에서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스페이스X가 우주에서 우주 비행사를 귀환시킨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며, 이 캡슐의 경우 지난 5월에 귀환한 NASA의 승무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로 사용됐다. 이전의 스페이스X 우주 비행에서는 멕시코만에 착수했었으며, 대서양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이번 임무로 여러 기록을 세웠다. 최초의 민간 우주 비행사, 최초의 비전문가 우주 비행사, 최초의 흑인 여성 우주선 조종사, 현재까지 최연소 미국인 우주 비행사, 인공 의수를 착용하고 우주를 비행한 첫 번째 장애인 등의 기록이다.
인스퍼레이션4 우주여행의 주된 목표는 세인트 주드 아동 연구병원을 위해 2억 달러를 모급하는 것이었는데, 이번 비행을 위해 아이작먼은 비공개 금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션 웹사이트에 따르면 억만장자 사업가인 아이작먼은 개인적으로 1억 달러를 기부했으며, 18일 저녁 현재 5380만 달러의 기부금을 추가로 모금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