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에서 금맥 캐는 SK·포스코·현대제철·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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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에서 금맥 캐는 SK·포스코·현대제철·한화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9.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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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사업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ESG전략과 일맥상통
폐플라스틱 재활용, 생분해 플라스틱생산, 폐수찌꺼기로 수소 생산

"쓰레기와 폐수,폐플라스틱을 금으로 만든다" 최근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들이 쓰레기나 폐수 재활용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SK와 한화, GS 등 주요 그룹들이 경쟁하듯 뛰어들고 있다.재활용사업은 최근 대세로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안성맞춤인 사업이다. 특히 전세계를 뒤덮고 있는 폐플라스틱의 재활용과 썩는 플라스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환경보호는 물론 원료비를 절감해 기업 실적에도 기여하는 '일석삼조' 효과를 거두는 사업이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이 ESG경영 차원에서 쓰레기 재활용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삼성SDI와 각사 취합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이 ESG경영 차원에서 쓰레기 재활용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삼성SDI와 각사 취합

■SK지오센트릭, 폐플라스틱을 미래 '도시 유전'으로

SK지오센트릭(옛 SK종합화학,SKGC)은 최근 세계 최대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업으로 재탄생하겠다고 선언했다.SKGC는 1972년 국내 최초로 납사 분해시설을 가동함으로써 대한민국 석유화학 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국내 플라스틱 확산의 장본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이에 따라 SKGC는 플라스틱 생산부터 분리수거 이후 재활용까지 플라스틱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순환 체제를 만들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하고 사업을 벌이고 있다. 

SKGC는 무엇보다 폐플라스틱 자원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친환경 도시유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SKGC는 우선 2025년까지 재활용 사업 등에 5조 원을 투자하고, 연 90만t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하는 설비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이어 2027년까지는 처리 능력을 연 250만t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SK지오센트릭의 플라스틱 생산량 100%에 해당하는 규모다. SKGC가 생산하는 석유화학 제품 전량을 친환경 제품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SKGC는 또 지난 7월 울산광역시와 국내 최대 규모 폐플라스틱 자원순환 설비에 대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오는 2025년까지 6000억 원을 투자해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 16만㎡ 부지에 화학적 재활용 방식으로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재활용하는 공장인 도시유전을 완공하는 게 핵심이다.

나경수 SKGC대표이사.사진=SKGC
나경수 SKGC대표이사.사진=SKGC

나경수 SKGC 사장은 "석유로 만든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다시 석유를 뽑아 내는 '세계 최대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면서 국내 1년 총 플라스틱 생산량 90만t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설비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종합화학은 사업구조에서 현재 20% 수준인 친환경 제품 비중을 2025년까지 70%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고기능성 소재 ▲ 재활용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단일 포장 소재 ▲ 연비 향상과 배출가스 저감에 탁월한 자동차용 경량화 소재등을 중심으로 대폭 확대해 갈 방침이다.

친환경 플라스틱 생태계 조성, 고객들에게 필요한 소재 개발 등과 같은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와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모두 창출하는 플랫폼으로온⁄오프라인 커뮤니티 구축, 친환경 포럼 개최 등의 필요한 후속조치를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또 SK종합화학은 폐플라스틱의 자원 선순환을 위해 다시 화학제품의 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고도화된 '열분해' 기술 확보, 자연상태에서 분해됨으로써 재활용이 불필요한 생분해성 수지도 개발할 계획이다. 


■돌가루 이용 썩는 플라스틱 제조하는 SKC

반도체·모빌리티 소재기업 SKC는 썩지 않는 폐 플라스틱 자원화와 생분해 플라스틱 LIMEX(라이멕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특히 생분해 LIMEX는 돌가루에 생분해성 수지 PBAT, PLA를 혼합한 친환경 신소재로 다양한 일반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C는 이를 위해 일본 친환경 소재기업 TBM과 손잡고 합작회사 SK티비엠지오스톤을 설립했다. SK티비엠지오스톤은 썩는 플라스틱 라이멕스(LIMEX)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나서고 2023년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일본 TBM이 개발한 라이멕스는 PE, PP 등 일반 플라스틱 수지에 석회석을 50% 이상 혼합한 소재로 썩지 않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SKC의 생분해 기술이 더해진 생분해 라이멕스는 썩지 않는 일반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친환경성을 더 높였다. 매장량이 풍부한 석회석을 80%까지 함유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도 탁월하다.

생분해 소재는 최근 수요가 늘고 있긴 하지만 일반 플라스틱 소재보다 가격이 2~3배 높아 시장 확대가 제한돼 있었다. 

지난 2009년 세계 최초로 생분해 PLA필름 포장재를 상용화한 SKC는 스타벅스코리아 등에 PLA 필름을 공급하는 등 생분해 소재 사업을 확대해왔다. 지난해에는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다른 생분해소재인 고강도 PBAT 기술을 확보했다. SKC는 또 쿠웨이트 최대 석유화학 기업 PIC와 협력해 폐플라스틱 자원화, 생분해 플라스틱 등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을 쿠웨이트로 확장하고 있다. 

SKC와 SK피아이씨글로벌이 지난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쿠웨이트 최대 석유화학기업 PIC와 쿠웨이트내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완재 SKC 대표(오른쪽부터)와 원기돈 SK피아이씨글로벌 대표, 무틀라크 알 아즈미 PIC 대표가 MOU 체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KC
SKC와 SK피아이씨글로벌이 지난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쿠웨이트 최대 석유화학기업 PIC와 쿠웨이트내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완재 SKC 대표(오른쪽부터)와 원기돈 SK피아이씨글로벌 대표, 무틀라크 알 아즈미 PIC 대표가 MOU 체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KC

SKC는 지난 8월 SK피아이씨글로벌과 함께 폐플라스틱에서 기름을 뽑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파일럿 설비를 SK피아이씨글로벌 울산공장에 세우기로 하는 등 사업화에 나섰다. SKC가 도입한 일본 간쿄에네르기사의 기술은 저온에서 열분해가 가능하고 수율이 높아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고 SKC는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일회용품 사용 규제 강화로 글로벌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올해 12조 원에서 2026년 34조 원으로 연평균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전도유망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완재 SKC 사장은 "SKC는 궁극적으로 플라스틱 순환 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플라스틱 걱정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면서 "SKC의 솔루션에 PIC의 강력한 밸류체인과 네트워크를 더해 쿠웨이트에 플라스틱 순환 경제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스코·현대제철, 굴 껍데기 제철 공정에 활용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패각(굴·조개 껍데기) 폐기물을 제철 소결 공정 부원료로 재활용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패각 성분이 '소결공정'에서 사용되는 석회석의 성분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전남 여수 패각 가공 전문업체인 여수바이오와 함께 석회석을 패각으로 대체할 방안을 공동 연구해왔다. 여수바이오는 국립환경과학원의 패각 재활용 환경성 평가를 통과하고 승인을 받았다. 

두 기업은 소결 공정의 부원료로 석회석 대신 패각을 활용할 계획이다.소결공정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고로에 투입하기 적합한 정돈된 철광석인 소결광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으로, 석회석은 소결광의 형태를 구성하고 성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용광로 원료와 연료 구성. 사진=포스코
용광로 원료와 연료 구성. 사진=포스코

패각 폐기물은 전국에서 연 30만~35만t 정도 나온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경남과  전남 어촌에 패각 폐기물 92만 톤이 수년째 방치돼 있으며, 이는 폐수와 분진, 냄새 등을 유발해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현대제철은 패각과 석회부산물을 혼합해 생석회를 제조하는 기술개발도 완료했다. 이 생석회는 제강공장에서 불순물을 제어하는 부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패각의 활용범위와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뽑아내는 제선부터 쇳물에 탄소 등을 넣어 철강을 만드는 제강까지 철강공정 제반에서 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패각 92만t을 제철공정에 활용하면 약 41만t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나무 3억 그루를 심는 것에 맞먹는 효과라고 한다.

■폐수 찌꺼기에서 수소 연 2만t 생산

한화건설은 폐수 슬러지(하수 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침전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에 진출했다.폐수 슬러지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한화건설이 국내에서 처음이다.

한화건설은 지난 16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반월염색단지에  폐수 슬러지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이를 위해 한화건설은 15일 폐수 슬러지에서 수소에너지를 생산하는 '수소생산플랜트' 건설을 위한 공동개발협약(JDA, Joint Development Agreement) 서명식을 가졌다. 서명식에는 최광호 한화건설 부회장을 비롯해 구홍림 반월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 이사장과 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이재균 삼천리자산운용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화건설은 반월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 현대차증권, 삼천리자산운용과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

삼천리자산운용 이재균 대표이사(왼쪽부터),구홍림 반월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최광호 한화건설 부회장, 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이사가 안산 반월 수소생산플랜트 공동개발협약에 서명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건설
삼천리자산운용 이재균 대표이사(왼쪽부터),구홍림 반월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최광호 한화건설 부회장, 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이사가 안산 반월 수소생산플랜트 공동개발협약에 서명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건설

한화건설은 반월염색단지 내 폐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슬러지를 가스화해 연 2만 2000t 규모의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두 회수하기 때문에 ‘탄소중립’에도 기여한다.한화건설은 지난해 부생수소를 활용한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대산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했다. 이 발전소는 50메가와트(MW)규모로 연간 40만 메가와트시(M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충남지역 약 16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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