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 한국 이전 가능성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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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가들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 한국 이전 가능성 낮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1.09.22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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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가들 VOA에 "북한 억제 재래식 잠수함으로 충분"

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했지만 한국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이들은 한국과 호주의 사정이 다르며, 한국은 재래식 잠수함으로도 북한 억제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지난 20일 미국이 핵잠수함 기술을 다른 나라로 확대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당일 전화브리핑에서 한국 같은 나라는 왜 호주와 같은 자격을 얻지 못하느냐는 질문에 "이것은 호주에 대한 것이고 호주와 관련된 독특한 상황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영국, 호주가 지난 15일 3자 안보연합체인 '오커스(AUKUS)' 창설을 발표하고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 지원을 약속하면서, 한국도 미국으로부터 핵잠수함 기술을 제공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 2017년 4월 대선 토론회에서 핵잠수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미해군 버지니아급 잠수함 존 워너함이 2015년 6월9일 취역전 시험항해를 하고 있다. 사진=미해군
미해군 버지니아급 잠수함 존 워너함이 2015년 6월9일 취역전 시험항해를 하고 있다. 사진=미해군

미국의소리방송( VOA)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무기 담당 조정관 등이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이 한국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고 22일(현지시각) 전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21일 VOA 전화통화에 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한 결정은 인도태평양 방어에 초점을 맞춘 전략 실행을 위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호주는 아시아 본토와 거리가 멀기 때문에 호주가 장거리 이동에 필요한 내구성을 갖춘 핵잠수함을 보유하는 것에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한국 해군은 주요 임무가 북한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이고 대부분의 전투가 한반도 주변에서 일어날 것인 만큼 짧은 작전거리를 가진 재래식 잠수함을 통해 쉽게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이모어는 한국이 핵잠수함 전력을 갖추는 것이 북한에 대한 억제에 특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기존의 재래식 잠수함으로도 해안 방어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해군은 배수량 1200t인 장보고급 9척, 1800t인 손영일급 9척, 3000t급인 도산안창호급 1척 등 19척의 재래식 잠수함을 작전배치하고 있다. 도산안창호급 2번함 안무함이 해상 시험 중이고 3번함이 곧 진수예정으로 있다. 한국 해군은 또 1조 원에 육박하는  장보고-III 배치-II 2번함 건조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도산안창호함의 취역으로 한국 해군 잠수함의 수중작전 기간은 3주 이상으로 늘어났지만 거의 무한대인 핵추진 잠수함에 비해서는 짧고 수중 최고속력도 핵잠수함에 뒤진다. 

더욱이 로미오급 20여 척 등  70여척의 잠수함을 보유한 북한이 사거리 1900km로 평가되는 북극성 3 수중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하고 최신 중형 잠수함에 탑재하려고 하는 만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핵추진잠수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한국 내부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8월13일 취역한 장보고-3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한국 해군은 재래식 잠수함 19척을 작전배치해 동북아시아의 잠수함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사진=국방홍보원 유튜브 캡쳐
8월13일 취역한 장보고-3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한국 해군은 재래식 잠수함 19척을 작전배치해 동북아시아의 잠수함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사진=국방홍보원 유튜브 캡쳐

한미연합사 작전 참모를 지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앞서 지난 20일 VOA에  한국이 핵잠수함을 갖는 것이 북한에 대한 억지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핵잠수함을 개발하는 것이 한반도에서 전략적인 의미나 작전적인 의미가 없기 때문에 미국은 관련 기술을 한국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이 한국으로 이전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20일 VOA 전화통화에서 "호주가 비확산 원칙 등 규제를 꽤 잘 준수해 왔다"면서 "미국은 호주가 핵잠수함에서 연료를 빼내 핵무기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에 초점을 맞춘 한국은 서태평양에서 작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핵잠수함 운용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다른 방어 역량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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