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폴트 시 주가 33% 폭락, 실업률 9%" 무디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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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폴트 시 주가 33% 폭락, 실업률 9%" 무디스 경고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9.2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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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재무장관도 10월 디폴트 온다며 부채상한 조정 의회 촉구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를 상향조정하지 않을 경우 10월에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무디스가 미국정부가 디폴트할 경우 주가가 3분의 1 폭락하는 등 엄청난 재앙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미국 정치권을 압박하고 나섰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가 CNN 방송에 출연해 미국 부채상한을 조정하지 않을 경우 재앙과 같은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요지로 말하고 있다. 사진=CNN캡쳐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가 CNN 방송에 출연해 미국 부채상한을 조정하지 않을 경우 재앙과 같은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요지로 말하고 있다. 사진=CNN캡쳐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유예조치는 지난 7월31일자로 종료되면서 부활했다. 현재 부채한도는 28조 4000만 달러이다. 연방정부 부채한도란 사회보장비(Social Security), 의료보험과 군인 급여, 국가 부채 이자지급, 세금환급과 기타 지급 등 법률 의무를 충당하기 위해 채권발행을 통해 차입할 수 있도록 정한 상한선을 말한다.

미국의 야당인 공화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정정책 규모가 지나치게 방만하다면서 한도 증액을 거부하고 있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오는 12월3일까지 연방정부가 계속해서 재정지출이 가능토록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을 21일 통과시켰다. 또 이 법안은 내년 12월 16일까지 연방정부 재정적자 한도 효력을 중지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에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미치 매코널(공화·켄터키) 상원 공화당 대표는 22일에도 의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하원에서 연방정부 재정적자 한도 증액 법안이 통과됐지만 이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되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선언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 산하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2일 CNN 방송에 출연해 "시장이나 정책담당자 모두 재정적자 한도 증액 실패에 따른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을 지나치게 간과하고 있다"면서 "미국 공화당의 재정적자 한도 증액 거부가 미 경제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앞서 21일 버나드 야로스 무디스 애널리틱스 이코노미스트와 공동으로 낸 보고서에서 "연방정부가 돈이 없어 지출을 중단하는 디폴트가 현실화하면 미 경제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의 공황에 버금가는 심각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잔디가 방송과 보고서에서 한 경고는 부채한도를 조정하지 않아 미국 정부가 디폴트를 내면 올해 가을 일자리가 600만 개 가까이 사라지고, 실업률은 현재 약 5%에서 9%로 치솟으며, 주식시장은 33% 폭락할 것이며 가계자산 15조 달러가 날아갈 것이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분석 보고서에서 "정부 셧다운은 (그 자체로) 경제에 즉각 충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디폴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미약한 경제회복세에 재앙과 같은 펀치를 날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주식시장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가가 심각한 매도세 속에 3분의 1 가까이 폭락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가계 자산의 15조 달러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잔디는 또 "국채 수익률, 모기지(부동산 담보대출) 금리, 기타 가계·기업 대출 이자가 급등할 것"이라면서 "최소한 부채 한도 문제가 해결되고, 재무부가 채무 지급을 재개할 때까지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고 잔디는 지적했다. 재무부가 채무 지급을 재개하더라도 "국채 수익률은 결코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면서 "미 국채는 더 이상 위험이 없는 자산으로 평가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미래 세대에 몇 세대에 걸쳐 그에 따른 급격한 (금리인상, 자산가격 폭락이라는)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잔디는 디폴트의 경제 충격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경제적 충격은 소비자, 기업, 투자자 자신감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면서 "의회에서 적자 한도 증액 논의가 교착돼 11월 내내 교착상태를 이어가면 미 재무부는 정부 재정지출을 약 2000억 달러 감축하는 것으로 현금 부족을 상쇄할 수밖에 달리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잔디는 "연율로 계산하면 이는 미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웃도는 규모"라면서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재앙의 수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사진=크립토뭄뉴스트위터 캡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사진=크립토뭄뉴스트위터 캡쳐

앞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9일 연방정부의 부채 디폴트가 금융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의회에 부채 한도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미국의 채무불이행은 금리 급등, 주가 급락, 금융 혼란을 일으키고 최근의 경제 회복세도 경기 침체로 반전해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될 것이며  5000만 명의 노인들이 당분간 사회보장금을 받지 못하고 군인들도 무급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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