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북 엇박자...미국 국무부, 정의용에 "제재 이행 중요"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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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북 엇박자...미국 국무부, 정의용에 "제재 이행 중요" 직격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1.10.0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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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대북제재 완화, 대화 유인책 아냐" 한목소리

미국 국무부는 정용의 외교부 장관의 '제재 완화 주장'에 "북한에 강력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맞받아쳣다. 미국 국무부는 대량살상무기(WMD)에 자금을 대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북한의 잇따른 불법 핵·미사일 도발로 초래됐기 때문에 북한의 아무런 비핵화 조치가 없는 한 제재 완화는 유인책이 될 수 없고, 등가성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정의용 외교장관 내정자. 사진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때 기자회견 모습.사진=청와대
정의용 외교장관 내정자. 사진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때 기자회견 모습.사진=청와대

정의용 외교장관은 1일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이제는 (대북) 제재완화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그는 미국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구체적 인센티브, 즉 유인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 상황을 방치하면 북한의 미사일 능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의용은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종전 선언 등 더 구체적인 조건을 북한에 제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부는 대북제재를 완화할 시점이 됐다는 한국 외교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미국의소리방송(VOA)이 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은 1일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완화 주장'과 관련한 VOA의 논평 요청에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제재 회피 노력을 통해 계속해서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는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며, 미국과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강력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우리는 유엔과 북한의 이웃나라들과의 외교를 통해 이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시각은 완전히 다르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 등 미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불법 행동으로 초래된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조치는 유인책이 아니라, 한미동맹을 균열시키는 조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날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국 외교부 장관이 제재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 것은 매우 유감이며 김정은의 협박 외교가 효과 있다는 사실만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제재 완화는 한미동맹이 원하거나 의도한 효과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그는 북핵 협상 경색의 책임을 핵·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는 북한이 아니라 대북 제재를 유지하는 미국에 돌리는 것으로도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북한의 선제 비핵화 조치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대북제재 완화는 북한에 더 이로운 조치이고 등가성에서 벗어난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정의용 장관의 제재완화 발언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이라면서"북한의 의도와 위협 가능성을 고의적으로 누락시키는 것은 한국의 안보와 한미동맹의 이익에도 큰 위험을 초래한다"고 역설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연구기관인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Troy Stangarone) 선임국장도 "지금은 제재를 완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북한이 현재 어떠한 긍정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 발사에 비춰 볼때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대북제재 완화는 정치적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태정기자 ttchung@hanma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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