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세 국제유가… '물가'에 기름 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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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세 국제유가… '물가'에 기름 붓나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10.0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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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원유를 대부분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각종 휘발유 제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2주 연속 소폭 상승했다.  국제유가 영향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강한 상승압력을 받고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채질 할 것이라는 염려가 나온다.

10월4일 기준 전국 시도별 평균 유가.사진=한국석유공사 오피넷
10월4일 기준 전국 시도별 평균 유가.사진=한국석유공사 오피넷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이날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651.02원으로 전날에 비해 0.02원 올랐다. 서울 평균유가는 리터당 1737.90원으로 전날에 비해 2.98원 올랐다.

주간 기준으로는 9월 다섯째 주(9월27일∼10월1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가격은 직전주에 비해 1.9원 오른 1리터당 1644.5원을 기록했다. 서울 휘발유 가격은 직전주에 비해 4.7원 상승한 리터당 1728.7원이었으며 서울을 제외한 전국의 휘발유 가격은 모두 1600원대로 나타났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5월 초부터 15주 연속으로 급등하다가 8월 중순쯤부터 상승세를 멈추고 5주 연속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주 리터당 0.8원 반등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1.9원 더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국내 휘발유값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2.9달러 오른 배럴당 76.3달러를 기록하는 등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공사는 "석유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인 데다 겨울철 수요 대비 석유 수입량 증가 예상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기록 중"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강한 상승바람을 타고 있다. 세계 원유거래의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가 지난달 28일 장중 한때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며 3년 만에 처음으로 8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내년 초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 당 75달러를 넘어선 만큼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전 세계 백신 접종 확대로 각국 경제가 회복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공급부족이 지속한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투자들은 유가가 예상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6일 원유 수요의 꾸준한 증가를 예측하면서 올해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최대 상업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올겨울이 예년보다 추우면 원유 수요를 자극하면서 내년 초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기존의 전망보다 6개월 가량 앞당긴 것이다.
 
2021년 8월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사진=통계청
2021년 8월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사진=통계청

물가상승 압력은 시간이 갈수록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증가하며 5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제품 가격 상승은 물론. 4분기 전기료가 전분기 대비 Kwh당 3원 인상되며 지난해 수준으로 원상복구됨에 따라 각종 공산품 단가와 서비스 산업 전반에 비용 상승 압박이 커질 게 불을 보듯 훤하다. ]
 
여기에 원유 가격 급등으로 서울우유(5.4%), 동원F&B(6%), 매일유업(4~5%), 남양유업(4.9%) 등이 우윳값을 잇따라 올림에 따라 원유를 원료로 하는 음료·빵 등 관련 상품도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다.
 
또 약 11조 원 규모의 국민지원금, 이달 시작된 카드 소비분에 대해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상생소비지원금이 맞물린다면 물가 상승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올해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이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2년(2.2%) 이후 한 번도 없었다.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1%로 상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종전 1.8%에서 2.2%로 0.4% 포인트 상향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도 0.2%포인트 올린 2.0%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힉재정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힉재정부 장관

정부는 원론 수준의 방침만 밝히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물가 오름세가 확대될 경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민생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면서 "경제충격 최소화와 경기회복세 공고화를 목표로 정책대응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적었다. 과연 어떤 정책대응이 나올지에 이목이 쏠린다.

 
이정숙 기자 kontra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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