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체인저'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누가 기술 지원했나?
상태바
'게임체인저'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누가 기술 지원했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1.10.05 0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하 5이상 비행, 현재 미사일 방어망 파괴 못해
미국 전문가 러시아 지원 추정

탄도탄의 포물선만 감지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 발표에 대해  외부 지원 없이 북한이 자체 개발할 수 없는 기술이라는 회의론이 제기되지만, 옛 소련이 시도한 초기 역량은 이미 확보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극초음속 활공체는 탄도미사일처럼 초고속으로 상승했다가 일정 고도에서 활공체가 추진체와 분리된 뒤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진행 방향을 바꾸면서 마하 5이상 극초음속으로 활공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현재 기술로는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전 세계 어느 지역이든 1~2시간 내 타격이 가능해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북한 국방과학원이 28일 오전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공개한 사진.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 국방과학원이 28일 오전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공개한 사진.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 28일 오전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은 "북한의 미사일 연구가 일반적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보다 한두 세대 뒤쳐져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것이 확실히 극초음속 활공체(HGV)라면 누가 이 기술을 북한에 제공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방송(VOA)이 5일 보도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VOA 전화통화에서 "초고온에 견디는 내열소재(UHTCs: 초고온 세라믹스)’ 제작은 미국, 중국, 러시아도 이제야 관련 기술을 습득하고 개발하기 시작한 최첨단 재료과학으로 북한에 큰 도전"이라며 외부 지원 가능성을 의심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의 과거 무기 시스템은 자체 개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지만 극초음속 활공체 기술 만큼은 과학과 소재 면에서 너무나 앞선 기술이어서 만약 그들이 이를 스스로 개발했다면 나는 엄청나게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관련 기술이 유입됐다면, 북한을 좀 더 통제하고 싶어 하는 중국보다는 혼란의 주범인 러시아가 유력한 배후로 의심된다"고 추정했다.

이에 대해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VOA에 "우주왕복선에도 적용된 극초음속 활공 능력은 매우 오래된 기술"이라면서 "북한이 역내 범위에서 활공하는 무언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은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니다"면서 "러시아 혹은 중국의 도움을 받았을지도 모르지만, 활공 능력이 별로 좋지 않고 초기 노력이기 때문에 역량이나 외부 지원 가능성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전력화할 경우 한미 양국의 현존 미사일방어 자산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별 이견이 없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현재 미국은 그런 종류의 미사일에 최적화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극초음속 방어 시스템의 초기 구상과 설계 단계로, SM-6 미사일이 극초음속 활공체를 요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현재로서는 그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9일 "북한이 시험 발사했다고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탐지된 속도 등 제원을 평가해볼 때, 개발 초기 단계로 실전배치까지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현재 한미연합자산으로 탐지요격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DF-17)을 예로 들며 "극초음속 활공체는 감지하기 쉽지 않고 포착한다 해도 공격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확실히 다른 종류의 위협"이라면서 요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미국이 지상 센서로 추적이 어려운 극초음속 미사일을 탐지하기 위해 여러 위성으로 구성된 ‘극초음속 탄도 추적 우주센서(HBTSS)’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