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타도 외치는 북한에 달러 선호 현상 팽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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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타도 외치는 북한에 달러 선호 현상 팽배 왜?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10.1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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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인출시 30% 납부, 금융당국 신뢰부족이 가계 달러 위안화 보유 촉진

북한 정권이 '미제타도'를 외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북한 원화보다 미국 달러화 와 중국 위안화 보유를 선호하는 현상이 팽배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달러 지폐.북한에서 달러 선호현상이 팽배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차이나데일리
미국 달러 지폐.북한에서 달러 선호현상이 팽배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차이나데일리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고려대 경제연구소가 지난 8일 주최한 '북한의 개혁·개방과 경제발전'이란 제목의 온라인 정책포럼에서 참석자들은 북한에서는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미국 달러 보유 선호 현상 즉 달러리제이션이 만연해 있다고 주장했다.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은 달러가 자국 내 통화의 기능을 완전하게 대체하거나 국내 통화와 달러가 병행해 사용되는 것을 뜻한다.

강태수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북한은 법 측면에서는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의 기능을 분리하는 이원 은행 체계(Two-tier Banking System)를 보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실행이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에도 류경상업은행과 같은 상업은행이 있다. 이 은행은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 화폐교환을 위한 ATM기계를 설치해놓고 있다.

강태수 전 부총재보는 북한 상업은행에서 저금을 인출할 시 예금한 원금의 30퍼센트를 납부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국가에 돈을 바치는 것이라는 인식이 주민들 사이에 팽배해 가계의 현금 보유 성향이 굉장히 높다고 전했다. 

강 전 부총재보는 "북한 주민들은 예금을 예치하면 자꾸 돈을 뜯기니까 현금으로 보유한다"면서 "이러다 보니까 현금 누수 현상이 증가하고 당연히 이것은 인플레이션,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전 부총재보는 북한 당국이 현금 누수 현상 등을 막기 위해 화폐개혁을 단행하다보니 북한 주민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달러화나 위안화 보유를 선호하는 현상이 팽배하다고 분석했다. 

김성현 통일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과장도 북한이 지난 2016년 발행한 투자안내서와 최근 탈북민 증언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중앙은행과 상업은행, 금융회사 체계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 내에선 예금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한 신뢰 부족 문제로 '달러라이제이션'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현진 한국은행 자문역도 "북한 당국이 자국의 화폐에 대해 지급 수단의 기능을 인정하지 않고, 개인의 예금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취하고 있으며 자본의 한계생산성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당이 세운 은행 시스템을 믿지 못해 은행에 돈을 맡기지 않고 자체 보유하면서 지하경제에서 현찰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현진 자문역은 "북한 주민 자체가 국가 주권으로 발행하는 화폐의 기능을 인정하지 못하고, 국경 지역을 넘어서 지금 전국적으로 달러라이제이션이 일어나는 것도 북한의 왜곡되거나 한계가 있는 화폐관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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