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고용시장의 민낯...장기실업자 팬데믹 이전 두 배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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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고용시장의 민낯...장기실업자 팬데믹 이전 두 배 수준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1.10.10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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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통계가 발표됐다. 바로 일자리 통계다. 캐나다의 일자리가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고 실업률도 낮아졌다는 것이다.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근로자이게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그런데 속을 마냥 좋게 볼 통계는 아니다. 

캐나다 근로자가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캐나다통계청은 9월 신규 일자리가 15만7000개 늘고 실업률이 0.2%포인트 하락한 6.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사진=클린에너지캐나다
캐나다 근로자가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캐나다통계청은 9월 신규 일자리가 15만7000개 늘고 실업률이 0.2%포인트 하락한 6.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사진=클린에너지캐나다

캐나다통계청은 9월에 새 일자리가 15만7000개 늘어났다고 8일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6만 개의 무려 두 배 이상이며 4개월 연속으로 증가한 것이다. 캐나다통계청은 고용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 이상으로 갈 만큼 충분한 숫자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실업률은 전달에 비해 전달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한 6.9%로 떨어졌다. 역시 팬데믹 이후 역대 최저 주순이다. 팬데믹 이전에 캐나다의 실업률은 5.6%였다. 이 정도면 선진국 치고는 꽤 낮은 수준이었다. 팬데믹이 발생한 지난해 3월과 4월 급등해 5월 실업률은 13.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의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새로운 일자리가 이처럼 많이 늘어나고 실업자가 많이 줄었으니 좋은 일이다. 캐나다통계청도 지난달 고용증가는 풀타임 일자리, 25~54 연령층의 핵심 노동력에서 늘어났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지난달 풀타임 일자리가 19만4000개 늘었다. 이 중 15만4000명개가 여성에게 돌아갔다. 여성 풀타임 근로자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여성들은 팬데믹으로 일자리가 없어졌을 때 가장 큰 희생을 당했는데 다시 취직했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반면, 남성 풀타임 근로자 숫자가 여전히 팬데믹 이전에 비해 10만 7000명 적다. 남성 파트타임 근로자는 9만5000명 증가했다. 남성 노동시장은 풀타임 근로자 숫자의 부족을 파트 타임 근로자 숫자가 채우면서 전 체 숫자가 늘어났다.  

그런데 근로자들의 일한 시간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근무시간의 절반 미만 시간 근무한다는 근로자 숫자가 2020년 2월에 비해 여전히 21만 8000명이 많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일자리 숫자는 늘었는데도 근로자 전체의 근로시간 총계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에 비해 1.5% 낮다는 것은 팬데믹 이전에 비해 적은 시간 일하는 취업자가 많다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파트타임 근로자가 많이 늘어났다.

일하는 시간이 줄면 받는 돈이 줄게 마련이다. 다시 말해 최근 취업한 사람들은 팬데믹 이전 취업자들과 같거나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받는 근로자는 아니라는 말과 같다.

캐나다 고용시장 현황.9월 총 고용은 1913만 1200명으로 조사됐다. 사진=캐나다통계청
캐나다 고용시장 현황.9월 총 고용은 1913만 1200명으로 조사됐다. 사진=캐나다통계청

가장 큰 문제는 장기 실업자의 해소가 더디다는 점이다. 장기 실업자라는 27주 즉 6개월 연속으로 실업상태인 사람을 말하는 데 9월 증가에도 변함에 없었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무려 38만9000명이다.팬데믹 이전인 지난해 2월에 비해 21만 명, 117%나 증가한 것이다. 장기 실업자는 9월 실업자 의 27.3%로 팬데믹 이전 15.6%에 비해 크게 불어났다.  실업자 4명 중 한 명 이상이 장기실업자인 셈이다.

캐나다 고용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아직 멀어도 한참 멀다.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나라가 이처럼 많은 장기실업자 대군을 거느리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 말이 안 된다고 본다. 그럼에도 장기 실업자 군단이 계속 존재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노동시장 복귀를 방해하는 이유 이를 테면 숙련 기술의 쇠퇴, 악화, 근로의욕 상실 등이 있을 수 있다. 혹자는 정부 지원금을 이유로 든다.  캐나다 코로나 긴급대책보조금(CERB) 같은 게 그것일 것이다. 최고 월 2000달러를 최장 넉달간 연방정부가 지급한다. 정확한지 않은지는 몰라도 이게 많은 캐나다인들이 노동시장에 다시 가세하는 것을 막는데 일조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런 근본 이유를 캐고 찾아서 해결하는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어찌됐든 일자리가 늘어났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희소식에 도취해서는 안된 다. 경제를 빨리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켜 풀타임 일자리를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근로시간 확대, 장기실업자 해소를 위해 무엇보다 튼튼한 경제, 활력을 되찾은 경제가 필요하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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